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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팀플을 망치는 이유는 어쩌면 '선망형 인간' 때문일지도 모른다(연구)

  • 박세회
  • 입력 2016.09.22 14:20
  • 수정 2016.09.22 14:31

당신은 혹시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들의 멋진 휴가 사진과 당신의 삶을 계속 비교하며 질투를 느끼는 사람인가? 좋은 소식이 있다. 당신은 인구의 3분의 1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들 역시 다른 사람을 선망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선망은 팀플레이를 망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될 지도 모르겠다.

목요일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린 스페인의 새 연구는 ‘선망’이 가장 흔한 성격유형이라 한다. 수백 가지 사회적 딜레마 시나리오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기반으로 사람들을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분류한 결과, 대다수가 네 가지 성격유형에 들어갔다. 낙관형, 비관형, 신뢰형, 선망형이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많은 건 30%를 차지한 선망형이었다.

“이 유형은 부러움, 높은 지위 추구에 대한 생각, 신뢰 부족을 동력삼아 행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자기가 잠재적으로 얻는 것이 줄어든다 할지라도, 상대가 자신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을 막는다.” 논문의 일부다.

낙관형, 비관형, 신뢰형은 각각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했다. 나머지 10%는 너무 변덕스럽게 행동해 분류할 수 없었다.

이 네 가지 유형은 더 잘 알려진 5대 성격 유형(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신경성, 개방성)과는 상당히 다르다. 5대 성격 유형은 개인의 전반적 심리의 여러 가지 면을 설명한다. 반면 새 연구의 네 가지 유형은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적 맥락에서의 행동 유형을 설명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500명 이상의 자원자들에게 팀원들과 협조할 수도 있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할 수도 있는 가상적 딜레마 상황 수백 가지에 대해 응답하게 했다. 예를 들어 어느 시나리오에서는 두 사람이 같이 사냥을 간다. 각자 사냥을 하면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힘을 합치면 사슴을 잡을 수 있는데, 두 사람 모두 더 큰 몫을 얻게 된다. 하지만 한 사람은 토끼를, 다른 사람은 사슴을 잡으려 하면 혼자 사슴을 잡으려던 사람은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상대의 생각을 모른다.(조별 과제로 치환해 생각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토끼로 만족하겠는가, 아니면 운을 걸고 사슴을 노리겠는가?

이번에 사용된 이런 사고 문제들은 잘 알려진 죄수의 딜레마의 변형들이다. 죄수의 딜레마에는 여러 변형이 있지만 이 실험을 가장 잘 설명하도록 예를 들어보자.

같이 범죄를 저지르고 징역을 살게 될 처지에 있는 죄수 두 명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자백하지 않으면 둘 다 증거 부족으로 풀려난다. 한 사람만 자백해서 파트너를 배신하면 배신한 사람은 풀려나지만 파트너는 10년 복역한다. 둘 다 자백하면 둘 다 감옥에 가지만 대신 5년을 복역한다. 두 사람은 서로 의논할 수 없다.

전체를 놓고 본다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둘 다 침묵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의논할 수 없다는 제약 아래서 인간은 자신의 경우의 수만을 따지게 된다. 고로 개인 행위자의 입장에서 가장 이성적인 선택은 자백이 된다. 자백을 선택하면 자유의 몸이 되거나 5년의 형기를 살게 되지만 나만 침묵할 경우 상대가 자백하면 10년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둘 다 개인의 합리를 선택해 자백을 선택해 5년을 복역하게 되는데, 이는 둘 모두가 자백하지 않아 풀려나는 경우보다 나쁜 결과가 되어 개인의 합리적 판단이 공동체 입장에서는 최선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딜레마'가 생긴다.

선망형과 비관형만 있는 세상이라면 우린 전부 5년씩 복역할 것이다.

물론 현실은 조금 다르다. 현실에선 보다 큰 선을 위하여, 혹은 타인의 친절함을 믿기 때문에(신뢰형), 아니면 그저 착하기 때문에(낙관형) 사람들은 서로 돕기도 한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꼭 이성이나 협동 정신뿐은 아니고, 인간 개인의 성격과도 관계가 있다는 데 집중했다.

사슴-토끼 시나리오를 예를 들면, 선망형 사람들은 토끼 사냥을 선택한다. 적어도 파트너와 같은 몫은 얻고 싶어서다. 낙관형은 최선의 결과를 바라며 사슴 사냥을 선택한다. 비관형과 선망형은 선택의 동기 때문에 갈린다. 선망형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 때문에, 비관형은 극단적 위험 회피 성향 때문에 토끼를 선택한다. 신뢰형 역시 주저없이 사슴을 고른다(신뢰형과 낙관형이 다른 점은 신뢰형은 이런 딜레마에 접할 때마다 승패에 신경쓰지 않고 늘 협동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아마 그들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이번 결과는 몇 가지 이론과는 반대된다. 예를 들어 인간은 순수하게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이론이 그렇다.”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인 스페인 사라고사 대학교의 야미르 모레노가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30%를 차지하는 선망형은 동료보다 더 적게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견딜 수 없어서 협동을 하지 못했다. “이건 딜레마가 없는, 윈-윈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운 이유를 알려준다.” 연구자들의 말이다.

이번 연구의 상황들은 가상 시나리오였지만 현실의 여러 상호 작용과 닮아 있다. 당신이 동료와 특별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상상해 보라. 멋진 결과를 얻으려면 둘 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젝트 성공에 대해 두 사람이 똑같은 공로를 인정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당신은 최소한의 일만 하기로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당신의 파트너가 자기가 한 것 이상의 칭찬을 받을 일은 절대 없겠지만, 최상의 결과가 나왔을 때 당신이 차지할 수 있었던 공로 역시 날아간다.

이런 접근은 선망형에겐 만족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들이 사회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한다. 무서운 일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Envious’ May Just Be The Most Common Personality Typ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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