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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먼지 수준이 '나쁨'인 날에도 실내 환기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최모(38·여)씨는 7일 아침 창밖을 보자마자 화들짝 놀랐다. 하늘이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바로 앞 건물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날 수원 일대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밤새 열어둔 창문을 부랴부랴 닫았지만 잠자는 동안 3세, 5세 두 자녀를 비롯한 온 가족이 미세먼지를 마셨다는 생각에 화까지 치밀어올랐다.

최씨는 "예전엔 봄철에만 잠깐 황사로 고생했던 것 같은데 이젠 사계절 내내 황사와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날은 온종일 창문을 닫아놓고 집에만 있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집에 있는 공기청정기를 틀어놓고 별도로 환기하지 않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런 날도 환기해야 한다고 한다. 누구 말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날이면 최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주부들이 많다.

바깥 공기를 피하려 외출마저 하지 않는데,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발암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집 안으로 들어올까봐 환기를 꺼리게 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무리 실외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더라도 주기적인 환기는 필요하다. 실내 미세먼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을 정화하기 위해선 환기가 필요하다며 다만 환기를 가급적 최소화하고 환기 후 물걸레를 이용한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강동화 교수는 "일반적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보다 외부 공기 오염이 더 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스를 이용한 조리, 이불 털기 등 실내 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순간적으로 실내 공기를 급격히 악화시킨다"며 "우리나라 주거형태 등을 고려했을 때 환기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실내 미세먼지 조사’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를 구웠을 때 미세먼지 나쁜 날의 30배 이상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셈이다.삼겹살의 경우 19배, 달걀 프라이 조리는 14배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실내 미세먼지는 주로 요리를 하는 사람의 폐 건강을 위협한다.

강 교수는 이어 "다만 환기 횟수와 시간은 최소화하고 환기 후 물걸레 청소를 해야 미세먼지로부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환기하지 않고 창문을 모두 닫고 있더라도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건축물 틈새로 들어오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물걸레 청소를 자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창문을 활짝 여는 것이 꺼려진다면 최근 만들어진 아파트 세대 천장마다 의무적으로 설치된 기계 환기장치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공기청정기에 대해선 "적합한 필터와 주거지 크기에 맞는 용량의 청정기를 사용한다면 실내 미세먼지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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