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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퀴어한 올림픽이었다

  • 김도훈
  • 입력 2016.08.22 13:10
  • 수정 2016.08.22 14:08

다이빙 선수 톰 데일리가 댄 굿펠로우와 함께 동메달을 땄다.

2016년 리우 하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해도, 리우 올림픽은 사상 가장 퀴어한 올림픽이었다.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중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는 53명이었다(트랜스젠더임을 공개한 선수는 없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레즈비언 혹은 양성애자임을 밝힌 여자 선수는 42명, 남자 선수는 11명으로, 둘 다 최고 기록이다.

예전 올림픽들에 비하면 많은 숫자이지만, 참가 선수들의 전체 수를 생각하면 공개한 LGB 선수들은 아주 적은 것이다. 전체 참가 선수는 11,544명이었으니, 53명은 0.5%도 되지 않는 숫자다. 만약 올림픽 참가 선수 중 5%가 게이였다면 577명, 2%가 게이였다면 230명이었을 것이다.

이 수치를 보았을 때, LGB 선수들 중 정체성을 숨기고 있거나 공개적인 커밍아웃을 원하지 않은 선수들이 여럿 있었음이 분명하다. 사실 우리는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건 아니라는 항의를 받고 목록에서 선수 2명을 제외해야 했다. 우리에게 있어 공개적인 커밍아웃은 매체 인터뷰를 했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커밍아웃한 경우다. 이 두 선수는 게이이지만,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주장했으므로 목록에서 지웠다. ‘커밍아웃함’이 본질적으로 어려우며 여러 정도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53명의 커밍아웃한 선수들은 선구자이며, 다른 선수들에게 스스로에게 정직하면서도 엘리트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리우 이후 더 많은 선수들이 커밍아웃하길 바라며,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이 숫자가 3배가 되길 기대한다.

스웨덴 여자 축구팀의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4 선수 중 한 명인 Lisa Dahlkvist

LGB 하이라이트

*브라질의 첫 금메달은 유도 선수 라펠라 실바가 탔다. 실바는 레즈비언이며 처음으로 매체에 자신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했다.

*영국 경보 선수 톰 보스워스는 남자 20km 경보에서 6위를 기록하며 개인 신기록과 영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며칠 뒤 그는 해변에서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했다(남자친구는 받아들였다).

*이탈리아 마라톤 수영 선수 라첼레 브루니는 은메달을 따고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바쳤다.

*NBC는 브라질 비치 발리볼 선수 라리사와 그녀의 아내 릴리의 결혼 생활에 대한 멋진 3분 영상을 방영했다. 결혼한 이성 부부에 대해서 늘 나오는 것과 같은 이야기였다.

*브라질 럭비 선수 이사도라 세룰로는 경기가 끝난 후 스타디움 자원 봉사자로 나선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경기장에서 프로포즈 받았다.

*나이키는 올림픽 중 트랜스 철인2종 경기 선수 크리스 모시어가 나오는 획기적인 광고를 방영했다.

*피닉스 대학교는 전 올림픽 선수인 게일 마키스와 그녀의 아내가 함께 나오는 광고를 방영했다.

*수영 선수 아미니 포누아는 커밍아웃했으며, 리우 올림픽 연습에 ‘게이와 레즈비언’이라고 쓰인 수영복을 입고 훈련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은메달을 수상한 체조 선수 다넬 레이바는 ‘Make America Gay Again’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는 강력한 LGBT 지지 광고를 찍었다.

*LGB 선수가 가장 많았던 나라는 네덜란드로, 선수단에 9명이 있었다. 영국은 7명이었다.

*다이빙의 전설 그렉 루가니스가 브라질 다이빙 선수 이언 마토스와 함께 있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다. 두 사람 다 게이다.

체조 선수 다넬 레이바

LGB 로우라이트

*축구 팬들이 커밍아웃한 여성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에서 게이를 비하하는 말을 외쳤다.

*데일리 비스트 기자가 게이 남성으로 위장하고 그라인더에서 선수들을 만난 다음 섹스와 올림픽와 올림픽에 대한 자랑하는 글을 썼다. 선수들을 아웃팅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너무나 나쁜 글이어서 IOC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고 글쓴이는 리우를 떠났다.

*NBC 아나운서가 레즈비언 배구 선수의 아내를 ‘남편’이라고 불렀다.

*관중석에서 선수의 가족을 비춰주고 누구인지 알려줄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NBC가 게이 다이버 톰 데일리를 응원하는 ‘Team Daley’ 셔츠를 입은 남성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데일리의 약혼자이며 유명한 극작가인 더스틴 랜스 블랙이었따.

*게이임을 공개한 남성 선수 11명 중 미국 선수는 하나도 없었다.

허핑턴포스트US의 Rio Summer Games Go Down As The Queerest Olympics Ev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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