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매우 특이한 해시 태그가 있다. '#토마손(トマソン)'이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묘하게 아름답고 이상한 사진들이 뜬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푸른 하늘과 구름에 둘러싸인 세월의 흔적이 남은 벽 그리고….
"읭? 저기에 왜 문이?"
建物の三階部の扉。トマソン建築…? #普天間 #宜野湾市 #沖縄 #建物 #街並 #okinawa #photography #building #沖繩 #トマソ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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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손이란 이런 '불필요해진 건축 장치'를 뜻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개보수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무심함 때문에 만들어졌다.
"있어 봐야 쓸모는 없지만, 굳이 철거할 필요도 없잖아?"
'토마손'이란 어원도 재밌다. 일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토마손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 타자 '게리 토마손'에서 따왔다.
"계단은 없지만 육교가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잖아?"
게리 토마손은 1981년 자이언츠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으며 일본 리그에 건너왔으나 부진한 타격으로 인해 '바다 건너온 선풍기', '삼진왕'등의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과거의 쓰임새가 사진진 건축물의 잔해를 '토마손'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도 디딜 수 없는 계단"
한편 도쿄의 구상예술 작가인 '겐페이 아카세가와'는 1980년대에 이런 쓸모없는 건축물을 찍은 작품에 '초현실 토마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동명의 작품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예술 작품까지 나왔다고 하니 꽤 철학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계단은 어디로 이어지는가?"
"모든 문이 어딘가로 들어가는 입구여야만 하는 건 아니다."
"문을 걸어 둔 옷걸이일 뿐"
"끝이 아닐 거라 믿었어."
"어딘가에 닿아야만 하는 건 아냐"
"닿는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