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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경제학자가 애플의 이익이 '사기'라고 하는 이유

  • 김태성
  • 입력 2016.08.03 11:00
  • 수정 2016.09.29 10:03

노벨상 수상자이자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사의 말에 의하면 애플의 이익금은 '사기'다. 그는 애플이 미국에서 조세할 세금 부담을 아일랜드로 옮겨 엄청난 감세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자문이자 전 세계은행 총수였던 스티글리츠 박사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역사상 가장 가치가 높은, 사실 GM 자동차 회사가 그 시장을 거의 독점할 때보다 더 높은 가치를 현재 달성한 애플의 모든 이익이 겨우 몇 백명 종사하는 아일랜드 본사에서 유래한다는 주장은 사기다."라고 말했다.

"미국에 남아야 할 일자리가 다른 나라로 이전되게 부추기는 그런 과세 정책은 옳지 못하다. 난 이에 대한 변혁을 도모하려는 국민적 합의가 현재 가능하다고 본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사

사실 애플은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감세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설명하자면 이렇다.

어느 기업이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 같은 나라에 회사를 설립한다고 하자. 그리고 이 회사는 세계 여기저기에 흩어진 다른 모든 자매회사에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이라는 명목(애플의 경우는 지적재산권)으로 비용을 청구한다. 그런데 그렇게 부가되는 비용이 각 자매회사의 이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일 경우가 많다.

즉, 모든 자매회사의 이익이 아일랜드 회사로 옮겨지면서 그 회사들은 모국의 세금에서 면제된다. 대신 아일랜드 회사를 통해 낮은 과세혜택을 누리게 된다.

스티글리츠에 따르면 "이전가격 체계는... 기업이 자금을 해외에 두는 방법인데 결국 조세 회피 수단이다."

약 5,500명의 직원을 둔 애플 아일랜드는 직원 수로 따지면 유럽에서 두 번째 규모의 지사밖에 안 된다. 1위는 6,500명의 영국이고 3위는 2,400명이 종사하는 프랑스 그리고 2,220명의 독일이 그 뒤를 잊는다.

애플 대표 팀 쿡

물론 다른 나라로 이익금을 돌린 기업이 애플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아일랜드 지사에 이익금을 이전한 사례가 불법으로 드러나 약 30억에서 50억 달러 사이의 증가세를 미국 정부에 지급해야 할 거라고 지난주에 발표했다. 그릇된 면세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온 IT회사 중에는 휼렛패커드와 마이크로소프드트도 포함된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국가 중에 하나인 아일랜드의 세율은 12.5%다. 반면에 미국의 법인세율은 35%다. 이런 차이를 지적하며 아일랜드의 역할이 조세회피처와 다를 게 뭐냐는 전문가들의 비난도 있다.

그런 목표가 사실이라면 아일랜드 입장에선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가 경제는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26.3%라는 믿기 어려운 성장률을 기록했고, 주 요인은 다국적 기업들의 이익 전환이었다.

아일랜드 더블린

그런데 기업들이 이전가격 체계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라는 수법도 동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아일랜드 회사를 매입한 후 그 회사를 글로벌 본사로 지정함으로써 세금 관련한 책임을 아일랜드로 이전하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올 초부터 강력한 세금 바꿔치기 관리를 실시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세계적인 제약업체인 화이자가 아일랜드로 세금 바꿔치기를 하여 약 350억 달러의 세제 혜택을 보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상황이 이렇지만, 애플의 대표 팀 쿡은 "우린 과세된 모든 세금을 충실히 내고 있다"며 회사의 조세 정책을 국회 청문회에서 방어했다.

하지만 조세 개혁이 실시되어 세금이 증가될 경우 그런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허핑턴포스트CA의 'Apple's Profit Reporting A ‘Fraud,' Nobel Laureate Joseph Stiglitz Say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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