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전(前)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이 반기문 총장의 뒤를 이을 제 9대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 한 명의 여성 후보의 가세로 올해 총장 선거는 전례 없는 거센 여풍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피게레스 전 사무총장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하며 "유엔과 세계에는 검증된 '조정자'인 피게레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외교관 출신의 피게레스는 2009년 UNFCCC 사무총장에 취임한 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작년 12월 '파리기후협정' 체결에 중심 역할을 했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피게레스는 이날 전화 기자회견에 평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분쟁을 방지하는데 헌신하겠다며 "유엔을 불편부당하고, 통합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고 출마 각오를 밝혔다.
이로써 반 총장을 이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는 모두 12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여성 후보가 절반인 6명으로 늘어나면서 70년 유엔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배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헌장에 따르면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 이사국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선출된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사무총장으로 추천되지 못한다.
안보리는 이달 21일 후보들에 대한 비공식 여론 조사를 실시하며 9월이나 10월 최종 후보를 총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현재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는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불가리아),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포르투갈) 등 12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