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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극우 '원네이션당'이 총선에서 약진하며 호주를 충격에 몰아넣다

  • 허완
  • 입력 2016.07.05 10:47
  • 수정 2016.07.05 10:55

호주의 극우 성향 '하나의 국가'(One Nation)당이 지난 2일 실시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호주 사회와 정계가 충격에 빠졌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원투표 개표결과 이 당은 호주 전체에서 1순위 투표의 4.12%를, 특히 당의 거점인 동부 퀸즐랜드 주에서는 9.16%를 얻었다.

유력지 시드니모닝헤럴드는 5일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하나의 국가'당은 상원 76석 중 사실상 3석을 확보했으며 1석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원네이션당' 리더 폴린 핸슨. 2007년, 8월. ⓒAP

이번 상원 선거가 소수 정당에 유리해 이 당이 상원에 진출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4석까지 바라보게 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 신문은 이 당의 약진에 대해 '호주판 도널드 트럼프 돌풍'이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이끈 것과 같은 목소리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이 당 지도자인 폴린 핸슨(62)은 고향 퀸즐랜드에서 1998년 연방 하원의 재선에 실패한 뒤 연방 및 주 의회 선거에 최소 8차례 도전한 끝에 꿈을 이뤘다.

트럼프가 갑부라면 핸슨은 12살부터 부모가 운영하던 호주 대표요리 '피시 앤 칩스' 가게에서 일했고, 최근까지 동종의 음식점을 운영할 정도로 평범하다.

핸슨은 4일 기자회견에서 "거리에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시드니 사람들은 교외로 밀려드는 아시아인들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해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현재 이 정당이 "호주인들을 위한 호주"를 주창하는 것은 경제적 보호주의, 과감한 이민 통제, 이슬람 혐오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 보존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호주 언론의 진단이다.

그리피스 대학 폴 윌리엄스 조교수는 민심을 반영 못 하는 기성 주요 정당에 대한 환멸, 지역경제를 멍들게 한 광산 붐의 종식, 진부한 선거운동이 부른 "핸슨발(發) 퍼펙트 스톰"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핸슨 지지층 대부분이 주류 정치인을 자신들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사기꾼 집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라며 "반면 핸슨에 대해서는 '우리 중 한 명"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네이션당' 리더 폴린 핸슨. 2007년, 8월. ⓒAP

다른 일부에서는 강경 보수 성향의 토니 애벗 전 총리가 축출된 데 따른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노동당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퀸즐랜드 출신 크레이그 에머슨은 "퀸즐랜드의 많은 사람은 신경제가 아니라 구경제 속에 사는 사람들"이라며 "맬컴 턴불 총리가 의도하지 않게 지금이 "흥미진진한 시기"라고 했지만, 이들은 많은 걱정거리에 휩싸여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퀸즐랜드 글래드스톤 인근지역 LNG 산업의 위축에 따라 오지에서 일하고 가끔 집에 다녀가는 '플라이-인 플라이-아웃'(fly-in fly-out·FIFO) 노동자 수는 1만4천명에서 4천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위 핸슨당의 부상으로 아시아 투자자들이 충격과 공포, 실망에 휩싸이면서 호주의 정치적 불안정성에 따른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고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가 5일 전했다.

이 신문은 호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상위 5개국 중 중국이 1위인 것을 포함해 싱가포르와 일본 등 3개국이 포진해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주택사업자인 앤 비는 "호주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호주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외자 유치와 각종 개발사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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