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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혁명

교육혁명이 필요하다. 대증요법적 정책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극복할 수가 없다.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계를 이기기 위해서 인간만이 지닌 감성에 의한 삶, 영혼적 삶을 복원하고, 복잡한 상황을 전맥락 속에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 이웃과 소통하고 협동할 수 있는 능력 등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근본 대책이 요청된다. 인간다움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는가에 집중한 지혜가 담긴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 전지구적 유대와 협력이 요청된다.

  • 국민의제
  • 입력 2016.07.01 14:11
  • 수정 2017.07.02 14:12
ⓒShutterstock / hxdbzxy

글 | 강승규(우석대학교 명예교수)

교육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교육혁명은 '좋은 교육'을 바라는 모든 시민들의 꿈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이 들어서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보이지 않고 학생들의 암울한 미래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안철수 의원이 내 놓은 '교육혁명'이란 용어가 관심을 끈다. 그가 내놓은 교육혁명은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 초등 중등 고등 교육이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교육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창의적인 교육으로 새로운 4차 산업을 준비하여야 하며,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복지가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를 만들어 교육과 직업세계가 원활하게 순환된 평생교육체체가 갖추어진 사회를 바라는 것 같다. 환영한다.

그런데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자는 배경에는 과거식의 국가발전지상주의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우리 사회는 낙수효과를 노리는 경제발전정책으로 인한 어두운 그늘이 많다. 우리교육은 그 동안 암기위주의 주입식교육이 중심을 이루었으며 일부 교과에 편중한 나머지 두뇌발달도 편협하게 치우쳤다. 전인적 교육에 실패했다.

그리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물질적 정신적 극악의 양극화 현상은 우리 사회의 큰 병이며 선진문화국 건설에 큰 장벽이다. 경제불평등과 사회불평등 그리고 교육불평등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장애요소다. 노동자의 피폐한 삶, 학생 자살, 부모 자식 간의 패륜적 삶, 염전 노예로 대변되는 노동착취, '도가니사태'로 대변되는 장애아의 피맺힌 고통의 삶, 아들딸을 낳아 봤자 양육을 책임지지 못 해서 결혼을 하지 못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낮은 출산율은 국가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우리는 이 어두운 그늘을 청산해야 한다. 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자면서 또 다시 이런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학교는 아직도 상위 10%를 위한 학교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다수의 뒤쳐진 학생들은 '생생한 삶'이 포기된 교육현장이다. 그들의 삶을 책임져 줄 국가시스템이 필요하다. 복지정책을 소비적 행동이라고 몰아붙이는 정치인들은 아직도 60년대적 발상을 탈피하지 못 했다. 정치인의 교화도 필요하다. 딥런닝(deep learning)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제 대증요법적 대책이 아닌 종합적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백년지대계의 교육이 만들어져야 한다.

제4차 산업사회에 살아남을 직업은 어떤 것일까?

제3차 산업시대와는 달리 제4차 산업사회에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에게 맡겨야 한다. 2020년에는 500만개의 일자리가 로봇이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세계경제포럼).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초등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현재 직업의 50%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앞으로 10-20년 후에 살아남을 직업과 사라지게 될 대표적인 직업으로는, 텔레마케터, 부동산등기의 심사 및 조사, 손바느질 재단사, 보험업자, 시계수리공, 화물취급인, 세무신고대행자, 필름사진현상기술자, 은행신규계좌개설자, 사서보조원, 증권회사일반사무원, 대출담당자, 스포츠심판, 은행창구계, 구매담당자, 화물배송수신수신계포장기계운영자 등이 사라지는 반면에, 레크리에이션치료사, 정신건강관련 치료사, 치과의사, 의학자, 청각훈련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안무가, 교육코디네이터, 심리학자, 초중교사, 임상심리상담사, 정신건강상담사 등은 살아남을 것(인공지능과 딥런닝, 마쯔오 유타카)이라는 전망도 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달래주는 직업이 주로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보인다. 기계에게 많은 것을 뺏기고 난 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의 가치'를 소중하게 존중할 수밖에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담긴 전망이기도 하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학교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제 4차 산업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획기적인 혁명적 대안이 요청된다. 크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이란 책에서, 칸막이식 사고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생태계를 포용 통합하고 협력적이고 유연한 구조를 만들어내고, 공동의 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용, 존중, 배려와 연민을 키워나가기 위해서 지역적 국제적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 협력과 대화를 통하여 인간 중심의 공익을 위한 공동의 책임의식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뇌과학자 정재승은 한국교육은 지금까지 측두엽과 두정엽에 치중한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전전두엽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몸, 소리, 색, 글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며 전 두뇌를 두루 활용하고 감각기능을 발달하도록 도와주고 복잡한 상황에서도 전체를 맥락적으로 판단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자기만의 뇌지도를 형성하여 멀리 떨어진 영역을 활발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면을 스스로 계발할 수 있을 때에 창의력이 만들어진다고 조언한다. 역시 뇌과학자 김대식은 <인간과 기계>란 책에서, 인간이 기계와 같은 삶을 산다면 기계에게 지고 만다. 기계에게 이기기 위해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기계 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인간의 유일한 희망은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란 말을 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혁명이 필요하다. 대증요법적 정책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극복할 수가 없다.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계를 이기기 위해서 인간만이 지닌 감성에 의한 삶, 영혼적 삶을 복원하고, 복잡한 상황을 전맥락 속에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 이웃과 소통하고 협동할 수 있는 능력 등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근본 대책이 요청된다. 인간다움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는가에 집중한 지혜가 담긴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 전지구적 유대와 협력이 요청된다.

우리는 그간 추구했던 국가발전을 상위에 둔 정책에 의해 매몰된 시민 개개인의 내적 삶을 풍요롭게 살려 내야 한다. 학교는 상위 10%만을 위한 교실교육을 벗어나 100% 학생을 위한 곳이 되어야 한다. 학생 모두가 자신의 색깔을 살려내고 자신만의 뇌지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도와야 한다. 학교는 학생 개개인에게 의미있는 배움이 살아 있서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생 개개인의 건전한 자존감에 기반을 둔 협동적(경쟁이 아닌) 창의가 활개칠 수 있게 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소수 엘리트 중심의 가르침과 감독 중심의 교육틀을 깨야 한다. 이제 나라경제발전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민 한사람 한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사람다운 삶의 실현을 핵심가치에 놓고 이를 살려내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이 들어서야 한다. 이러한 철학으로 학제와 입시제도 및 취업구조 그리고 교육과정, 교사교육을 손질해야 한다.

글 | 강승규

국가발전과 학생개인의 내면계발이 균형을 이룬 교육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뒤쳐진 학생이 없는 학교를 만드는 일을 희망한다. 학생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자신의 색깔과 향기를 제대로 찾기 위한 교육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철학을 전공하고 가르쳤으며, 한국교육학회 이사, 우석대학교 대학원장, 전국사립사범대학장협의회 회장, 전국대학원장협의회 이사,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고, 저서로 <나다움, 어떻게 찾을까!>, <학생의 삶을 존중하는 교사>, <교육의 역사와 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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