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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 총기규제 촉구하며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하다

  • 허완
  • 입력 2016.06.23 06:01
  • 수정 2016.06.23 06:22
A photo shot and tweeted from the floor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by U.S. House Rep. Katherine Clark shows Democratic members of the House staging a sit-in on the House floor
A photo shot and tweeted from the floor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by U.S. House Rep. Katherine Clark shows Democratic members of the House staging a sit-in on the House floor ⓒHandout . / Reuters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총기규제 입법을 촉구하며 22일(현지시간) 의사당 안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미 역사상 최대의 총기참사인 올랜도 총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틀 전 상원에서 총기규제 관련법 4건이 모조리 거부된 데 이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도 표결이 봉쇄되자 '행동'을 취한 것.

연좌농성은 1960년대 셀마-몽고메리 참정권 운동행진 등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시민불복종 운동을 전개한 유명한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인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이 이끈다.

그는 동료 의원들 40여 명과 함께 하원 의사당에 입장해 "우리나라 무고한 이들의 피와 죽음에도 불구하고 귀를 닫고 있다"며 "얼마나 더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비탄의 눈물을 흘려야 결정을 하겠는가"라며 즉각 총기규제 입법에 나설 것을 공화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또 "지금은 행동할 시간"이라며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하원이 추진하려는 법안은 이른바 'no fly, no buy'(출국금지 대상자의 총기 구매 금지) 법안이다. 테러 의심을 받아 출국이 안 되는 이들의 손에 총기가 쥐어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루이스 의원의 입장 발표가 끝나자 의원들은 총기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한 뒤 오전 11시30분께부터 의사당 바닥에 앉아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그러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오후 1시를 기해 휴회를 선언했다. 애슈리 스트롱 하원의장 대변인은 트위터에 "하원은 규칙을 따르는 구성원 없이 운영될 수 없다"며 "의장의 요청에 따라 휴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테드 포(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이 민주당 농성의원들에게 의사당을 떠나 달라고 요구했으나 "입법 없이 휴회 없다"(No bill, No break)라는 구호에 파묻혔다.

의원들은 오후 8시 현재까지 8시간 이상 연좌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참여의원도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그러나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연좌농성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쇼(publicity stunt)"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좌농성 소식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총기폭력에 대한 반대를 루이스 의원이 이끌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쟁한 버니 샌더스를 비롯해 엘리자베스 워런, 팀 케인, 코리 부커 등 클린턴 전 장관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잇따라 찾아 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 15일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15시간 이어간 끝에 총기규제 강화법안의 표결처리를 끌어냈던 크리스 머피, 리처드 블루멘탈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현장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이날 오전 민주당 하원의원들과 회동했다.

한편 라이언 하원의장이 휴회를 선언함에 따라 의회전문 케이블채널 C-스팬(C-SPAN)이 현장 카메라 촬영과 녹음을 중단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에 따라 연좌농성 상황은 현장에 있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찍은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TV와 인터넷 방송, 페이스북 등에서 중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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