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판교 직장인들의 비명소리에 묻히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서울 강남의 직장인들은 언제나 점심 시간이 고민이다. 강남 일대가 전반적으로 물가가 높기 때문.
만약 강남에서 단돈 천 원에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실제로 그런 곳이 존재한다! 물론 장사하는 곳은 아니다. 삼성동 봉은사 안에 있는 향적원(香積院)이 바로 그곳. 조선일보에서 17일 봉은사 향적원을 소개했다.
본래 신도에게만 식사를 대접하던 향적원이 신도가 아닌 일반사람에게도 개방된 것은 2006년이라고 한다.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주변 직장인들의 명소가 되었다고. 에디터는 과거 강남 역삼동에서 일하던 당시,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봉은사까지 가는 직장 동료를 본 적 있다.
이 절의 상인 스님은 "지난해까지 이곳을 찾는 직장인 수는 20~30명 남짓이었는데 올해는 50~70명으로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했다. 경기 불황으로 직장인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생긴 새로운 풍경이다. 평일에는 평균 700명, 주말에는 관광객들까지 몰려 1500여명이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값 1000원으로 받은 수익금 전액은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독거 노인들의 식사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조선일보 6월 17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의 메뉴는 취나물 무침, 겉절이 김치, 무짠지와 김칫국. 물론 사찰음식이기 때문에 고기 반찬은 없었다고 한다. 고기 애호가인 에디터가 천 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당시 점심 때 봉은사를 찾지 않았던 유일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