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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가 트럼프를 이명박에 비유하는 수수께끼 같은 글을 올렸다

  • 허완
  • 입력 2016.05.23 09:51
  • 수정 2016.05.23 09:54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salutes in front of the national flag during a ceremony to mark the 64th Armed Forces Day, which will fall on Oct. 1, at the Gyeryong military headquarters in Gyeryong, South Korea, Wednesday, Sept. 26, 2012. (AP Photo/Jung Yeon-je, Pool)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salutes in front of the national flag during a ceremony to mark the 64th Armed Forces Day, which will fall on Oct. 1, at the Gyeryong military headquarters in Gyeryong, South Korea, Wednesday, Sept. 26, 2012. (AP Photo/Jung Yeon-je, Pool) ⓒASSOCIATED PRESS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부류'에 속하는 인물이다.

그는 22일,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이자 온갖 막말과 기행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읽다보면, 이건 도널드 트럼프를 흉보는 글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글 같기도 하지만 또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우선 전문을 한 번 읽어보자.

우리는 이미 트럼프와 같은 사업가 출신 대통령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바로 사업가 출신 대통령입니다. MB는 좌파나 우파, 보수와 진보같은 이념 차원에서 나라를 운영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업가 측면에서 나라를 운영했습니다. 실용주의로 포장은 했지만 사실상 장사속으로 나라를 운영해 왔습니다. MB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익만 추구한 사업가 대통령이였습니다. 트럼프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올것으로 봅니다. 너무 걱정만 하는것도 능사가 아니라고 봅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5월22일)

이제 한 줄씩 살펴볼 차례다. 홍 지사에 최대한 빙의한 뒤, 그의 말을 해석해봤다.

우리는 이미 트럼프와 같은 사업가 출신 대통령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바로 사업가 출신 대통령입니다.

= 트럼프와 이명박은 같은 부류의 사람입니다. 두 사람 다 사업가 출신이죠.

MB는 좌파나 우파, 보수와 진보 같은 이념 차원에서 나라를 운영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업가 측면에서 나라를 운영했습니다. 실용주의로 포장은 했지만 사실상 장사속으로 나라를 운영해 왔습니다.

= 둘 다 장사꾼이죠. 이념 따위는 없습니다. MB가 말하던 '실용주의'는 사실 장사속이었습니다.

MB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익만 추구한 사업가 대통령이였습니다.

= MB는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실용적으로 국익만 추구했습니다. 역시 장사속을 따지는 사업가 답죠?

트럼프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올것으로 봅니다. 너무 걱정만 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라고 봅니다.

= 트럼프도 MB처럼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장사속으로 국익만 추구하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사실 이건 꽤 많은 교정이 필요한 글이다. 그래서 교정본을 따로 준비해봤다.

우리는 이미 트럼프와 같은 사업가 출신 대통령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바로 사업가 출신 대통령입니다.

= 트럼프와 이명박은 같은 부류의 사람입니다.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사업가 출신이고, 두 사람 모두 기존 정치권 바깥에서 단숨에 정치의 중심으로 파고든 인물입니다. '정치하는 놈들 다 썩어빠졌다!'는 정치혐오가 이 두 사람의 가장 큰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B는 좌파나 우파, 보수와 진보 같은 이념 차원에서 나라를 운영한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업가 측면에서 나라를 운영했습니다. 실용주의로 포장은 했지만 사실상 장사속으로 나라를 운영해 왔습니다.

= 둘 다 장사꾼이죠. 이념 따위는 없습니다. MB가 말하던 '실용주의'는 사실 장사속이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낙하산을 내리 꽂았고, 각종 친인척·측근 비리가 이어졌습니다. 인권, 자유, 평등 같은 보편적 가치나 민주주의 기본 원칙은 쉽게 무시됐습니다.

MB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익만 추구한 사업가 대통령이였습니다.

= 게다가 MB는 실용적으로 꼼꼼하게 사익을 추구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여러 실패한 사업들에는 권력 실세들이 개입되어 있고, 구체적인 정황증거로 볼 때 비리와 범죄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처럼 말이죠.

트럼프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올것으로 봅니다. 너무 걱정만 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라고 봅니다.

= 트럼프도 MB 같은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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