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간 격차가 1% 포인트 미만 초접전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개국 공신’이 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국무총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시스는 3월 10일 제 20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대선을 6일 남긴 지난 3일 깜짝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공동 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에는 안철수 대표가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에 들어가게 되면 단일화 합의문에 명시된 ‘인수위 구성부터 운영을 함께 한다’는 약속을 이행한다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선언한 ‘국민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첫 삽을 뜨게 되는 셈이다.
향후 부처 조직개편에서도 안 대표의 영향력이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안 대표는 인수위원장직을 거쳐 초대 총리로 임명될 수도 있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거쳐 윤석열정부 초대 총리가 된다면 단일화 협상 조건이었던 통합정부 실현이 가능하다.
윤석열 당선인 비서실장에는 장제원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은 윤 후보가 각종 사안에 대해 심중을 터놓고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선거 막판 윤-안 단일화 협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만큼 인수위를 통해 공식 등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초박빙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아니었다면 윤석열 당선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화하기 전까지 안철수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5~10%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안철수 대표가 완주를 택했다면 중도와 보수 표심이 분산됐을 수 있다는 것.
국민의힘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개표가 진행되는 1분 1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며 “결국 안 대표의 결단이 역사를 바꾼 셈이다. 만약 다른 선택(완주)을 했다면 대선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의힘 당사에 도착한 뒤에도 안철수 대표를 확실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안 대표의 손을 내내 잡거나 마주보면서 당선의 기쁨을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도 안철수 대표를 명확히 언급했다. ”저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 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의당과 빠른 시간 내 합당해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선진화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고”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 당은 일주일 내로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