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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08일 13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21년 04월 08일 18시 26분 KST

"빨래방 갈 때 쌩얼은 좀 그렇잖아?" 의류브랜드 MLB가 성차별 광고를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광고기획부터 최종결재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이걸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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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 갈 때 쌩얼은 좀 그렇잖아?" 의류브랜드 MLB가 여성에게만 꾸밈노동 강요하는 성차별 광고를 게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광고기획부터 최종결재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이걸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다.

의류브랜드 MLB가 성차별 인스타그램 광고를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고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MLB는 이달 공식 인스타그램에 MLB의류와 모자를 착용한 여성의 화보를 게시하며 ”런드리샵 가기 좋은 오후, 쌩얼은 좀 그렇잖아?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라는 문구를 달았다. 해당 사진에서 여성은 하얀색 MLB 모자를 쓴 채 빨래방 세탁기 앞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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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 갈 때 쌩얼은 좀 그렇잖아?" 의류브랜드 MLB가 여성에게만 꾸밈노동 강요하는 성차별 광고를 게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광고기획부터 최종결재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이걸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다.

또 다른 사진에는 검정색 모자를 쓴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사진 밑에 ”해지는 저녁이라고 방심하지 마! 쌩얼 사수!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라는 글이 게시됐다. 화장 같은 꾸밈노동, 성형 및 다이어트로 대변되는 미용관습을 여성에게만 디폴트로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자 여성혐오인데도, MLB는 여성은 빨래방에 갈 때나 어둑어둑할 때도 ‘쌩얼’을 하면 안 된다고 대놓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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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 갈 때 쌩얼은 좀 그렇잖아?" 의류브랜드 MLB가 여성에게만 꾸밈노동 강요하는 성차별 광고를 게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광고기획부터 최종결재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이걸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다.

해당 광고가 게시되자 소비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MLB인스타그램에는 ”여자는 빨래방 갈 때도 화장해야 하냐”, ”여자는 쌩얼이면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한다는 거냐”, ”성인지감수성 제로에 시대착오적인 MLB는 불매하자” 같은 항의성 댓글이 쇄도했고, MLB는 돌연 문제의 광고를 삭제했다. 

사과문도 없이 광고를 삭제한 MLB측 대응에 ‘사과문도 없이 게시글만 지우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냐’는 항의가 또 다시 이어지자 MLB 그룹사 F&F는 8일 오전에야 사과문을 올렸다. 문제가 된 부분을 언급한 문장은 딱 하나였다. ”성차별로 인지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뒤늦게 올린 사과문마저 무성의하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소비자들은 ”대놓고 성차별 해놓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니, 그런 표현은 사소한 말이 헛나왔을 때나 쓰는 것” ,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한눈에 보면 딱 안다. 광고 컨셉 자체가 성차별이라는 걸”, ”광고 컨셉이 성차별인데 어떻게 그걸 세심하게 살펴야 알 수 있는가? 광고를 기획하고 화보를 촬영하고 문구를 적어 게시하는 과정에서, 또 그 모든 걸 최종결정권자가 결재하는 과정에서 아무도 이걸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