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가 과거와는 다른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을 되짚으며 어른다운 모습을 보였다.
7월 18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배우 이순재는 한국에 처음 미니스커트 돌풍을 일으킨 가수이자 1950~60년대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윤복희와 대화를 나눴다. 윤복희는 아버지인 故윤부길을 떠올리며 ”(한국) 전쟁 때 (피난 후) 서울로 다시 돌아와서 아직 복구가 안 된 상태에서 아버지가 국민들을 위로한다고 공연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지금 그렇게 했으면 대박이 났지. (예전에도 지금 같았다면 윤복희가) 어렸을 때부터 고생 안 해도 됐다. 그때는 그렇게 해도 솔직히 수익이 없었다. 광고 아니면 수익이 없었다”면서 ”우리가 지금 평생 (연기를) 65년 하고 있는데 2층짜리 빌딩 하나 없지 않나. 요즘 아이들 1년만 활동하면 40억~50억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윤복희가 ”그러니까요. 저는 그게 신기해요”라고 말하자, 이순재는 ”그게 시대적 변화다. 그건 어쩔 수 없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사실은 이게 조금 더 일찍 왔어야 되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대중 예술 문화의 역사가 없었다. 예를 들어 비틀즈가 영국 대중음악을 상징하지 않나. 국위를 선양했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과 똑같은 존재다.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그때는 우리끼리 보고 끝나는 거였다”고 시대적 변화를 짚었다. ‘라떼’를 시전하면서 요즘 젊은층에게 훈수를 두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지 않았다는 데서 어른다운 여유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순재는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1964년 12월 7일 동양방송 공채 1기 탤런트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연기를 시작했다. 젊은 층에게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과 tvN ‘꽃보다 할배’로 친숙한 이미지를 쌓았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