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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충동구매] 인센스 스틱 한 자루가 내 마음에 절 같은 평화를 불러왔다

소비 예찬 에디터의 5월 쇼핑 후기

  • 황혜원
  • 입력 2020.06.05 16:30
  • 수정 2020.06.05 16:38

소비 예찬론자. 지금껏 소신과 취향에 따라 쇼핑하고 있다 믿어왔다. 하지만 구매 ‘목록‘이 아닌 ‘계기’를 살펴보니 소신 무엇, 그냥 ‘야나두’ 쇼퍼다. 매월 보고, 듣고, 따라 산 제품들을 소개한다.

신의 깊은 뜻을 이제야 깨달았다. 왜 5월에 어린이날, 어버이날만 만들고 ‘어른이날’을 안 만드셨는가 했더니, 세상에 5월의 가장 첫날을 ‘근로자의 날’로 해두신 것이 아닌가. 마치 “자 이제 수고한 너에게 직접 선물을 주려무나!”한 것처럼 딱 알맞게. 이번 달은 덕후 기질 발휘해 샀던 향과 공책, 비즈 반지, 스콘 후기다.

What. GRANDHAND(그랑핸드) 샌달우드 인센스 스틱, 프랑킨센스 드로퍼

Who. 김태우 에디터

정말 가성비 끝판왕, 사장님 사랑해요-
정말 가성비 끝판왕, 사장님 사랑해요- ⓒ(위) 그랑핸드 인스타그램, (아래) 홈페이지 화면 캡처

Q. 구매 계기 그랑핸드에서 진행하는 조향 클래스를 번번이 놓쳤던 이력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 근처에 분점이 생겼는데, 타이밍 매우 적절하게도 ‘선배 같이 가보실래요?’라는 상냥한 권유를 받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손에 잔뜩 제품들이 들려 있었다.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으나 ‘집에 너무 오래 있었고, 오랜만에 맡은 좋은 향에 정신을 못 차릴 만큼 시향이 만족스러웠다’라고 자신에게 설명 후 바로 납득!!

Q. 현혹 포인트 정말, 가성비 끝판왕이다. 사장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을 정도다. 향수는 원재룟값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나뉘는데, 최근 유행하는 니치향수와 비교했을 때 값은 거의 1/5 정도인 데다가, 향이 조잡스럽지 않고 고급지다.

Q. 후기 향을 사랑한다. 어느 여름날, 향을 피우고 침대에 누워있는(늘어져 있다가 정확할 수도) 모습을 본 아버지께서 ‘향이 그렇게 좋으면 새 직장으로 근처 화엄사가 어떠냐‘며 신박하게도 절 이직을 추천해주실 정도랄까. 약 7년 전부터 인센스 스틱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그 ‘절’ 냄새라고 불리는 샌달우드만을 오래도록 사용하고 사모하고 보이기만 하면 구입하고 있다. 반갑게도 그랑핸드에서도 역시나 ‘샌달우드 인센스 스틱’을 팔기에 제대로 맡아보지도 않고 홀랑 구매했다. 후배가 강하다고 친절히 설명해줬는데, 직접 펴보니 조계사 근처 상점에서 샀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진한 향을 지녔다. 울릉도의 ‘울향’처럼 곱고 부드러운 나무 향을 좋아한다면 텁텁하다고 느낄 수 있는 터프함이 숨겨져 있고, 보통 인도향을 피는 사람이라면 무난할 정도. 한 자루만 피워도 마음이 평안해지고, 방안에 마치 절 같은 평화 무드가 조성된다.

산 것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에센스 오일인 ‘드로퍼‘다. 아로마 디퓨저에 넣어서 사용하거나 입욕, 마사지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특히 구매한 ‘프랑킨센스‘는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선물로 주었다던 그 ‘유향’을 뜻한다. 스트레스 완화, 심신 안정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눈이 시원해진다. 그 덕분에 구입한 지 1달 만에 다 쓰고야 말았다.

Q. 총평 가성비라는 말을 쓰는 게 미안할 정도로 향이 괜찮다.

 

 

“What. ofr(오에프알) 비즈 반지”

Who. ofr seoul 인스타그램

손을 오므렸다가 펼쳤다가, 햇빛에 반사해봤다가
손을 오므렸다가 펼쳤다가, 햇빛에 반사해봤다가 ⓒ(위) ofr seoul 인스타그램, (아래) 홈페이지 화면 캡처

Q. 구매 계기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스토리에 뜬 반지들을 보고 반해서 바로 구매. 역시 사고 싶을 때 바로 사는 게 제일 신난다.

Q. 현혹 포인트 진주 포인트. 요즘 동백이 반지라 하여 비즈 반지가 유행하는데 꽃 모양이나 원석 반지 등 알록달록한 것들만 보였던 터라 은은한 진주로 만든 비즈 반지가 오히려 더 빛났달까.

Q. 후기 오에프알은 서점으로 시작한 파리의 잡화점이자 출판사로 에코백이나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취향 좋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에도 알려졌는데 급기야 분점이 생겨서 프랑스에 가지 않아도 에코백 등을 국내에서도 손쉽게 그리고 파리와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다. 그렇다 보니 오에프알이라고 하면 믿고 구매하게 되었달까.

‘Simple Pearl Ring(심플 퍼 링)’, ‘Pearl Ring(퍼 링)’ 각각 1개씩 구입했고 심플 퍼 링은 얇은 금색 링 사이에 진주가 콕콕콕 박혀 이어 심플하면서도 은은하다. 다른 반지들과 레이어드하기도, 단독으로 쓰기에도 무난한데, ‘퍼 링’이랑 함께 끼니가 조화가 기가 막히다. 어떤 색깔과 매치해도 자연스러워 꽃반지나 원석 비즈 반지 와 섞어서 껴도 좋다.

Q. 총평 회사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비즈 반지

 

What. 앙투아네트 푸아송(Antoinette Poisson) 노트

Who.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 인스타그램

공책은 쓰는 게 아니라, 보는 거죠.
공책은 쓰는 게 아니라, 보는 거죠. ⓒ(위) 포인트 오브 뷰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Q. 구매 계기 문구 편집숍, 포인트 오브 뷰 인스타그램에서 보았으나 안타까운 ‘품절’ 표시에 좌절하고 있었다. 한데 우연히 들린 성수동 매장에 ‘떡’하니 있기에 누가 볼까 봐 바로 집어왔다.

Q. 현혹 포인트 독특한 패턴과 컬러감. 흔하게 볼 수 없는 디자인! 앙투아네트 푸아송은 2012년 파리에 설립된 종이 패브릭 전문 업체로 문화재 벽지 복원가들이 18세기 프랑스의 장식 예술의 일종인 ‘도미노 벽지(Papier Dominote)’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에 유행하던 아름다운 패턴들을 목판화 방식으로 재현하면서 시작된 브랜드인데,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스텐실 제작 방식이나 브랜드에 숨겨진 이야기까지 모든 것이 현혹 포인트다.

Q. 후기 이것은 소장용. 책상 위에 두고 매일 쳐다보기만 한다. 패턴 자체가 장식적 효과가 있어 두고만 봐도 재밌고, 패턴을 만져보기만 해도 즐겁다. 구입한 자이푸르(Jaipur)패턴은 인도 서북부 지방의 한 도시에서 모티프로 삼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서 요즘엔 핀터레스트로 자이푸르 패턴을 검색해보는 게 일. 또한 공책 옆면이 금장 처리되어 있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다만, 공책을 써보지 않아서 사실, 어떤 펜을 썼을 때와 찰떡궁합인지, 잉크를 많이 먹는지 묻어나는지를 몰라서 대체 그럴 거면 왜 공책을 산 거냐고 말씀하셔도 할 말이 없다. 사이트에는 부드럽고 하얀 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160페이지 정도 분량이라고 하니 참고하세요:)

Q. 총평 컬렉션으로 소장하고 싶다.

 

What. 윗윗(Wheat wit) 스콘

Who. 친구 김 땡땡

'나만 알고 싶은데, 사장님이 문 닫으면 안 되니까 많이 샀으면 좋겠고, 또 너무 많이 사면 못 먹게 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랄까요'
'나만 알고 싶은데, 사장님이 문 닫으면 안 되니까 많이 샀으면 좋겠고, 또 너무 많이 사면 못 먹게 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랄까요' ⓒ(위) 윗윗 네이버 쇼핑, (왼쪽 아래) 사용자 리뷰 사진 캡처

Q. 구매 계기 4년 전쯤인가, 친구가 스콘을 사다 준 적이 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여러 번 얻어 먹었다. 그러다가 문을 닫으셔서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친구로부터 최근 사장님이 온라인 몰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매하게 됐다.

Q. 현혹 포인트 국내산 우유크림, 프랑스 천연 버터, 설탕 대신 코코넛 슈가, 국내산 앉은뱅이 밀까지 믿음직스러운 원재료에서 이미 먹고 들어간다.

Q. 후기 이전에 먹었던 것도 맛있었지만, 최근 버전이 더 업그레이드됐다. 현재 5가지 맛의 스콘을 판매하는데 그중에서 르뱅과 올리브 페타치즈, 무화과가 들어간 폴렌타 스콘을 구매해봤다.

윗윗의 스콘은 뻑뻑하고 딱딱하기까지 한 일반 스콘과는 달리 포슬포슬한 식감이라서 입안에 들어갔을 때 ‘후루루~’ 빵들이 입안 곳곳에 퍼진다. 특히 르뱅의 경우 아무것도 안 들어갔는데도 밀의 고소한 향기가 퍼지면서 담백한 것이 자꾸 손이 가게 만든다. 올리브 페타치즈 스콘은 약간 짭조름한 맛이 들어서  샐러드랑 같이 식사용으로 먹어도 좋았고, 폴렌타는 무화과가 쏙쏙 박혀있는데 쫀득한 무화과와 그 속에 든 씨가 같이 씹혀 식감이 재미있고 달달해서 간식용으로 딱. 사실 다 좋고 개성이 있어서 하나만 고를 수 없다는 게 슬프다.

 

Q. 총평 역시 사장님! 손맛은 영원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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