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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훈련 필요 없지만 유대감은 NO : '로봇' 안내견이 마침내 등장했다. 장단점이 명확하다

실제 안내견과 동일한 목줄 시스템을 적용했다.

미니 치타 로봇을 개조한 로봇 안내견.
미니 치타 로봇을 개조한 로봇 안내견. ⓒUC버클리 제공

 

2년 전에 등장했던 치타로봇이 로봇 안내견으로 변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UC버클리) 연구진은 좁고 장애물이 있는 통로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안내할 수 있는 로봇 안내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최근 논문 사전공개 웹사이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로봇 안내견이 정확한 경로를 따라갈 수 있도록 치타로봇의 등에 자율주행차에 쓰는 레이저 거리 측정 시스템(라이다)을 장착하고, 로봇이 시각장애인의 위치와 거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심도 카메라도 추가했다.

일단 시작 지점과 종료 지점이 정해지면 로봇 소프트웨어가 간단한 경로를 생성한 뒤 장애물과 시각장애인의 행동에 맞춰 이동 중에도 계속해서 움직임을 측정하고 계산한다.

연구진은 로봇 안내견에도 실제 안내견과 똑같은 목줄 시스템을 적용했다. 줄 끝에 힘 센서를 달아, 상황에 따라 줄을 당기고 풀어줄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직선으로 보행할 땐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모퉁이를 돌 때는 느슨해지도록 했다. 줄이 느슨해지면 모퉁이에 왔다는 신호라는 걸 알아채고 좀 더 정확하게 길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로봇 안내견 시스템
로봇 안내견 시스템 ⓒUC버클리

 

개별 훈련 필요 없고 원하는 지점 안내 가능

연구진은 통로의 폭이 1미터가 되지 않는 짧은 실내 코스에서 세차례 시험한 결과, 눈을 가린 시험자와 로봇 안내견이 모두 구간 통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초보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로봇 안내견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연구진이 선보인 로봇 안내견은 201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개발한 ‘미니 치타’를 개조한 것이다. 치타 로봇은 현재 네이버랩스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MIT 김상배 교수 연구팀의 개발 작품이다. 미니 치타는 형뻘인 치타 로봇(41kg)의 5분의 1 수준 9kg의 몸집으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당시 MIT 연구진은 미니 치타 로봇을 10대 만들어 연구용으로 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안내견의 개별 훈련이 필요 없는 점을 로봇 안내견의 장점으로 꼽았다. 일단 경로를 습득하면 한 로봇에서 다른 로봇으로 소프트웨어를 옮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훈련 및 운영비용이 저렴해질 수 있다.

연구진은 또 나중엔 로봇 소프트웨어를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동기화해, GPS 시스템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지점까지 데려다 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안내견에선 기대할 수 없는 기능이다.

그러나 실제 안내견과 장애인 사이에서 형성되는 정서적 친밀감, 유대감이 주는 효과는 로봇 안내견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오는 5월 말 열리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의 `2021년 국제로봇자동화회의’에서 로봇 안내견 시스템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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