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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우체국 청소노동자들이 재계약 못 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조금 황당하다

청소 노동자들은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 여성이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Alexandr Dubynin via Getty Images

새벽 6시에 출근해 3시간 동안 업무를 하고 난 뒤 약 30분 동안 휴게실에서 쉬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노동자들이 있다면? 놀랍게도 인천 부평우체국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지난달 말 오전 9시쯤 부평우체국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청소 노동자 5명은 우체국시설관리단 직원으로부터 징계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점심시간에만 휴게실에서 휴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신문이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인 부평우체국 여성 청소 노동자들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6시에 출근해 3시간여에 걸쳐 청소를 한다. 9시부터 우체국 직원들이 출근하면 30분 정도 휴게실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우체국시설관리단 직원은 이 30분의 휴식을 불성실한 근태라고 지적했다.

이 한 번의 징계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이들은 우체국 자회사 우체국시설관리단 소속이다. 60세 이후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우체국시설관리단에 1년에 2차례 근무 성적 평가를 받는데, 한두 번 징계에 재계약이 어렵게 된다. 근태 불량 징계 엄포에 이들은 휴게실이 아닌 계단 등에서 쪼그려 휴식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노조원들이 19일 오전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우체국시설관리단의 부평우체국 미화노동자 인권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19
민주노총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노조원들이 19일 오전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우체국시설관리단의 부평우체국 미화노동자 인권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19 ⓒ뉴스1

민주노총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19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징계 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개별 면담을 진행했는데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녹취하지 말라고 압박하는 등 내내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에 대해서도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것”이라고 서울신문에 설명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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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민주노총 #우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