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이름을 쓰는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실명 대신 기호 뒤에 숨지 말라”고 꾸짖었던 미국 정치인이 사과했다.
사건은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시의 시장 진 스토더트(공화당)가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시내 통금 관련 결정을 두고 ”비겁하다”고 비판한 한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면서 시작됐다.
″비겁하다”는 댓글을 단 시민 손소연 씨는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로마자 알파벳이 아닌 한글로 ”손소연”으로 표기했다. 스토더트 시장은 이 한글을 문자가 아닌 특수기호라고 생각한 것이다.
댓글을 쓴 사람이 특수기호로 가명을 쓰는 전형적인 악플러라고 판단한 스토더트 시장은 여기에 ”이름을 숨기고 기호 뒤에 숨어서 페이스북에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야말로 비겁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린 스토더트 시장은 4일 네브라스카주 한인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사과했다. 그는 같은 날 직접 ”초등학생처럼 ‘당신이 겁쟁이다’라는 식으로 댓글을 단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곧 댓글을 단 여성과 만나 사과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인회에 보낸 서한에는 “Ms. Sohn과 불쾌하셨던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 ”글자를 잘 몰랐을 뿐 (한국계라는) 배경을 문제삼은 것은 아니었다”는 해명을 담았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해야 하며 나부터 실천할 것”이라는 말을 끝내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