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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리뷰' 도입한 네이버가 이번에는 '별점 평가' 없앤다. 별점 테러를 막기 위해서다

동네 상점들은 종종 별점 테러로 어려움을 겪는다.

네이버 로고. 한 식당의 네이버 별점 평가.
네이버 로고. 한 식당의 네이버 별점 평가. ⓒ네이버

사장도, 손님도 불편한 ‘별점 테러’

품질과 청결도에 상관없이 손님 마음에 안 들면 ‘5점 만점에 1점’,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면 손님 아닌 경쟁업체가 찾아와 ‘묻지마 1점’. 이유 없이 달리는 욕설 리뷰, 그 속에 묻히는 실제 이용자의 ‘진성 후기’.

식당, 미용실, 네일샵 등 플랫폼에서 검색해 찾아가는 ‘동네장사’ 상점 중엔 별점테러와 악성후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 적잖다. ‘솔직 후기’와 ‘악성 별점테러’가 구분이 쉽지 않다. 자영업자들은 허위·악성리뷰 때문에 매출이 감소하는 어려움을, 이용자들도 유의미한 정보를 얻지 못해 불편함을 느낀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의 별점평가가 폐지되면 그 자리를 대신할 ‘태그구름’의 가상 이미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의 별점평가가 폐지되면 그 자리를 대신할 ‘태그구름’의 가상 이미지. ⓒ네이버

‘별점 평가’ 대신 ‘태그구름’ : 가게 특성 돋보이도록

악순환에 빠진 후기 문화를 개선하겠다며 네이버가 팔을 걷어붙였다. 별점 평가를 없애고 후기를 쓰는 공간도 ‘취향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스마트플레이스’를 재정비한다. 지난 2019년 11월 매장을 이용해본 사람만 후기를 쓰도록 ‘영수증 리뷰’를 도입한 후 1년 여만의 개편이다. 카카오맵, 배달의민족, 야놀자, 에어비앤비 등 국내외 유사 서비스 대부분이 별점 평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시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17일 보도자료를 내어 “오프라인 중소상공인(SME) 사업자들이 영향을 받는 리뷰 체계를 개선한다”며 이같은 개편 방안을 밝혔다. 앞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 2일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온라인과는 달리 오프라인 가게들은 소수 사용자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가게와 방문객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리뷰 구조 등에 대해 책임감 있게 고민해 새로운 툴을 선보일 것”이라며 서비스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별점평가가 사라진 자리에는 가게의 특성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만든 ‘태그구름’으로 채워진다. 네이버 인공지능(AI)이 방문객 후기를 참고해 업체 키워드들을 추출해서 구름을 만든다.

후기란도 글을 작성하는 ‘리뷰어’(Reviewer)를 중심으로 개편된다. 나와 맛집 취향이 비슷한 리뷰어의 후기를 우선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리뷰어 구독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정보 가치가 적은 단순 인사말 등이 후기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런 개편은 올 3분기(7~9월)까지 점진적으로 이뤄진다. 네이버 쪽은 “직접 매장을 이용해본 사람들만 후기를 달 수 있게 2019년 11월 ‘영수증 리뷰’를 도입했다. 이번 방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맛 평가는 주관적이라 별점 권위에 한계 있다”

네이버의 이번 개편은 ‘별점 테러’에 따른 부작용을 없앤다는 취지를 넘어 ‘별점 평가’에 내재한 근본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 널리 확산된 별점 평가 방식은 ‘간단 명료’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먹거리에 별점을 매겨 줄을 세우는 것은 식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맛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서 별점 평가의 권위는 점점 옅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네이버 쪽도 “별점이라는 척도는 이용자들이 참고할만한 업체 방문 경험을 충분히 담기 어렵고, 사업자 입장에서도 고객으로부터 근거 없는 평가만 받을 수 있는 등 한계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최민영 박미향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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