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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한계는 없다" 전통복장 '히잡' 쓴 무슬림 여성이 자유를 느끼기 위해 도시 장애물 넘는 '파쿠르'에 도전했다 (영상)

‘파쿠르’는 안전장치 없이 주위 지형이나 건물, 사물을 이용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곡예 활동의 일종인 스포츠다.

사라 무달알
사라 무달알 ⓒsara mudallal / instagram
 

자유를 느끼기 위해 파쿠르에 도전하는 무슬림 여성들이 있다.

‘파쿠르’는 안전장치 없이 주위 지형이나 건물, 사물을 이용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곡예 활동의 일종인 스포츠다. 파쿠르는 과거 남성이 주로 참여하는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이 종목에 도전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 사는 무슬림 여성인 사라 무달알(26)은 히잡(이슬람의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두건의 일종)을 쓰고 이 스포츠를 즐긴다.

 

 

″남성 중심의 스포츠에 여성으로 도전하기 힘든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무달알의 말이다.

 

 

″히잡을 쓰고 이 스포츠를 연습하는 여성은 나밖에 못 봤다. 히잡을 쓴 여성은 이런 스포츠를 못할 거라는 편견이 사회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단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달알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성장하며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를 즐겼다. 그는 12살 때부터 가라테(일본식 권법)를 연습하며 기초 체력을 키웠다. 

파테메 아크라미
파테메 아크라미 ⓒShanin Kamali

무달알 외에도 이란 출신 파테메 아크라미(27)라는 여성은 파쿠르 코치로 일하고 있다. 

아크라미는 ”어린 시절 너무 부끄러움이 많았다. 그런 나를 걱정한 엄마가 6살 때 나를 체조 수업에 나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테메 아크라미
파테메 아크라미 ⓒfatemeh akrami / instagram

 

그는 매우 좋은 실력을 선보이며 체조 선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이란의 엄격한 여성 복장 규정 때문에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 출전이 불가했다. 당시 국제 체조 협회의 복장 규정을 따를 수가 없었다. 이란이 1983년 도입한 법에 따라 이란의 모든 여성은 히잡을 항상 착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1979년 이후 단 한 명의 여성 선수도 올림픽 수영, 레슬링, 체조 종목에 내보내지 않고 있다. 올해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금이라도 신체가 드러나는 스포츠에는 이란 여성 선수는 실력과 별개로 활약을 할 수 없다. 

 

 

아크라미는 ”이란의 소녀들은 다른 나라의 올림픽 출전 선수들만큼 훈련한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동기 부여 면에서 힘들다”라고 말했다.

아크라미는 18살 때까지 학교를 다니면서도 계속 체조를 훈련해 왔다. ”방과 후 밤 10시까지 매일 훈련했다. 매일 밤 근육통에 시달렸다.”

아크라미는 결국 프로 체조 선수의 꿈을 18세에 접었다. 그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파쿠르라는 스포츠를 알게 됐다. 

″체조를 할 때는 항상 뭔가 제한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파쿠르를 처음 도전했을 때 처음으로 자유를 느꼈다.”

″체조에는 규격화된 움직임이 많다. 전부 규칙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파쿠르를 할 때는 몸이 움직여지는 한에서 자유롭다. 파쿠르는 자유를 찾는 스포츠다.” 

 

 

″원하는 곳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또 복장도 자유롭다. 체조처럼 정해진 유니폼이 없다. 대회에 이슬람 전통 복장을 입고 나가도 아무 문제 없었다.”

″체조에서 배운 스킬도 활용할 수 있다.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자유를 느꼈다.”

무달알도 아크라미의 말에 동의했다. ”파쿠르의 멋진 점은 모든 사람이 같은 장애물을 놓고도 각자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무달알은 미국인 중 유일하게 히잡을 쓰고 파쿠르 대회에 참가한다. ”단지 히잡을 쓴다는 것만으로 주목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 실력으로 편견을 깨고 싶다.”

아크라미는 ”어린 무슬림 소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은 ‘할 수 없다’는 말을 듣지 말라.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힘들게 노력해야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

다행히 무달알과 아크라미의 가족 모두 두 사람을 지지한다. 

무달알은 ”중동 아버지들은 보통 딸의 꿈을 제한하려고 한다. 다행히 우리 아버지는 내 일을 응원해 준다”고 말했다. 

 

 

아크라미는 더 많은 여성에게 파쿠르를 소개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파쿠르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는 여성이 많았다. 내가 아는 걸 알려주고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아크라미는 현재까지 약 100명의 소녀 및 성인에게 파쿠르의 기본 스킬을 가르쳤다. ”내가 가르친 사람들이 잘 하는 걸 보면 직접 할 때보다 더 기쁘다.” 아크라미의 말이다. 

무달알과 아크라미는 온라인을 통해 파쿠르를 즐기는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무달알은 ”무슬림이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우리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종교와 복장에 상관없이 여성도 파쿠르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파쿠르에 한계는 없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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