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미디어: 뉴스에서 남성 4번 등장할 때 여성은 겨우 1번 나왔다

한국에선 매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뉴스에 나온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인공지능이 8개 언론사의 보도사진 2만8051장을 분석했더니 여성이 등장한 보도사진 비율은 22.9%, 남성 등장 사진은 77.1%였다.
인공지능이 8개 언론사의 보도사진 2만8051장을 분석했더니 여성이 등장한 보도사진 비율은 22.9%, 남성 등장 사진은 77.1%였다. ⓒ사진 The AIJO Project 누리집 갈무리

 

“지난 5년간 뉴스 등장인물과 취재원의 성별 격차 변화 속도는 아주 느리다.” 지난 4일 나온 ‘글로벌 미디어 모니터링 프로젝트’의 예비보고서는 여전히 데이터와 전파, 지면을 지배하는 강고한 남성중심성을 통계로 보여준다. 뉴스 속 젠더 편향의 더딘 개선은 성평등한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는 것 같으나, 결코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남성중심적 사회를 반영한다.

1995년부터 5년마다 작성하는 보고서는 뉴스 등장인물과 전달자의 남녀 비율, 여성 관련 뉴스 비중 등을 분석한다. 이번에 나온 2020년 예비보고서는 조사 대상 120여개 나라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먼저 조사했다.

‘글로벌 미디어 모니터링 프로젝트’ 2020 예비보고서
‘글로벌 미디어 모니터링 프로젝트’ 2020 예비보고서 ⓒ‘글로벌 미디어 모니터링 프로젝트’ 2020 예비보고서 갈무리

 

보고서를 보면, 2020년 티브이 뉴스와 신문 기사에 나오는 인물 및 취재원 중 여성 비율은 각각 26%, 24%였다. 티브이 뉴스의 여성 비율은 5년 전보다 2%포인트 늘었고, 신문 기사 여성 비율은 2%포인트 줄었다.

한국에선 매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뉴스에 나온다. 착각하면 안 된다. 코로나19 관련 티브이 뉴스에 보건전문가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취재원 중 여성 비율은 21%에 그쳤다. 보고서는 “현실 속 보건전문가의 성비를 고려할 때 미디어의 성별 편향이 드러난다”고 했다.

미디어 젠더 편향을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연구도 진행됐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아르헨티나 등의 8개 언론사는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정경대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저널리즘을 개선하는 협업체를 구성했다.

인공지능은 지난해 11월9~15일 8개 언론사의 보도사진 2만8051장을 분석했다. 여성이 등장한 보도사진 비율은 22.9%, 남성 등장 사진은 77.1%였다. 11월16일부터 20일까지는 아에프페(AFP), 닛케이, 도이체벨레, 리치의 기사 내용 1430건을 분석했다. 기사에 언급된 사람 가운데 여성은 21%, 남성은 73.3%였다.

지난달 1~5일 등 5개 일간지 종합면에 실린 사진 속 주요 등장인물(군중사진 제외)의 성별을 조사해 보니 325장 중 여성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사진은 49장(15%)에 그쳤다. 맨 오른쪽이 여성 등장 사진을 모은 것인 데, 대형 종이 3장을 빽빽하게 채운 남성 등장 사진에 비해 1장도 채우지 못할 정도다.
지난달 1~5일 등 5개 일간지 종합면에 실린 사진 속 주요 등장인물(군중사진 제외)의 성별을 조사해 보니 325장 중 여성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사진은 49장(15%)에 그쳤다. 맨 오른쪽이 여성 등장 사진을 모은 것인 데, 대형 종이 3장을 빽빽하게 채운 남성 등장 사진에 비해 1장도 채우지 못할 정도다. ⓒ한겨레

<한겨레>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신문 속 보도사진을 분석했다. 2월1~5일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경제> 등 5개 일간지 종합면에 실린 보도사진 속 주요 등장인물(군중사진 제외)의 성별을 조사했다. 보도사진 325장 가운데 여성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사진은 49장(15%)에 그쳤다. 언론사별로는 경향신문 27.9%, 한겨레 23.6%, 중앙일보 17.5%, 조선일보 11.6%, 한국경제 11.4%였다.

저널리즘 인공지능 협업체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다양성은 기사에 반영되지 않는다. (뉴스의 성별) 불균형은 우리의 무의식적 편견의 결과일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 이정연 기자, 이은별 교육연수생 xingxing@hani.co.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여성 #미디어 #젠더 #인공지능 #세계여성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