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두고 독감 백신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정황이 드러나며 ‘접종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백신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 측이 입을 열었다.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22일 조선일보에 “용역을 준 백신 유통 업체가 운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며 “국민께 송구하고 질병관리청의 조사와 향후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신성약품이 지역배송 용역을 맡긴 업체의 배송차량 중 일부가 땅바닥에 백신 상자를 두거나 냉장차 문을 상당시간 개방했다는 신고가 질병관리청에 접수됐다. 이 신고엔 일부 백신이 냉장용기(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 박스에 담겼기 때문에 상온 노출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당국은 22일 시작하기로 돼 있던 13~18세 무료 접종을 전면 중단하고 500만명분의 백신 안전성 검사에 돌입한다. 이 과정은 2주 정도 걸릴 예정이라 백신이 안전성을 검증받더라도 시기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일부 백신이 종이박스로 배달됐다는 지적에 김 회장은 ”오해가 있다. 백신 제조사에서 우리 업체로 백신 수 만병이 올 때도 종이박스 형태로 배달된다”면서 냉장차로 운송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이 든 상자를 땅바닥에 내려 놓으며 지열에 노출시킨 점을 인정하며 ”용역을 준 백신 유통 업체들이 일부 그런 실수를 했다”고 했다. 김 회장은 각 지역에서 용역업체의 1톤짜리 냉장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대형 트럭에서 물량을 나눠 받는 식으로 백신 유통이 이뤄진다면서 ”일부 업체가 땅바닥에 그대로 백신 상자를 두거나 냉장차 문이 열려있거나 하는 문제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계약서에 운반 시 2~8도를 유지하는 규정을 지키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용역업체에 책임을 묻기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어야 했다. 국민께 송구하다. 질병관리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