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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신과 찰떡 케미' 스테파노 라바리니 배구 대표팀 감독은 의외로 배구 선수 경력이 단 1도 없다

살다 살다 감독 덕후될 판.

김연경-라바리니 조합 
김연경-라바리니 조합  ⓒCarlos Garcia Rawlins via Reuters / Toru Hanai via Getty Images

4강 진출보다 한일전 승리를 더 기뻐해 ‘한국인 패치가 단단히 붙었다‘는 평가를 들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 사실 그는 배구 선수 경력이 단 1도 없다. 그저 ‘배구 분석’을 즐기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선수들을 꼼꼼히 관리하고 조직해 목표를 달성하는 감독직 자체에 매료됐다는 게 라바리니 감독의 이야기다.

김희진과 뚝딱거리며 노는 라바리니. 
김희진과 뚝딱거리며 노는 라바리니.  ⓒ한국배구연맹 공식 유튜브 코보티비
'한국에선 감독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서 선수가 감독의 어깨를 토닥이는 건 힘든 일이다'라는 얘기에 갑자기 일어서서 김희진 키가 더 크다고 말하는 라바리니. 
"한국에선 감독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서 선수가 감독의 어깨를 토닥이는 건 힘든 일이다"라는 얘기에 갑자기 일어서서 김희진 키가 더 크다고 말하는 라바리니.  ⓒ한국배구연맹 공식 유튜브 코보티비
라바리니 감독이 2019년 예선 경기 치르러 러시아를 갈 때 홀로 비행기를 놓쳐버린 사연에 대해 말하는 선수들 
라바리니 감독이 2019년 예선 경기 치르러 러시아를 갈 때 홀로 비행기를 놓쳐버린 사연에 대해 말하는 선수들  ⓒ유튜브 윰언니

배구 덕후 아닌 감독직 덕후 

라바리니 감독이 태어난 곳은 1979년 이탈리아 오메냐.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구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던 2019년 3월 1일 라바리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번도 배구를 해본 적이 없다. 선수로 뛰어본 적도 없고, 연습도 안 해봤다. 일평생 배구를 한 적이 없다”며 각종 배구 경기를 찾아다니며 분석을 즐기던 중 1995년 한 유소년팀에서 지도자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배구라는 운동 자체를 좋아해서 감독이 된 게 아니라 감독직에 큰 매력을 느껴서 여기에 있다.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고, 선수들을 관리하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역할에 매료돼 있다”는 게 라바리니 감독의 이야기다.

한일전 승리 후 기뻐하는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 
한일전 승리 후 기뻐하는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  ⓒToru Hanai via Getty Images
세브리아전의 라바리니
세브리아전의 라바리니 ⓒCarlos Garcia Rawlins via Reuters
4일 터키전 승리 후 김연경과 껴안은 라바리니 
4일 터키전 승리 후 김연경과 껴안은 라바리니  ⓒCarlos Garcia Rawlins via Reuters

이탈리아 클럽팀, 청소년 여자대표팀, 독일 여자대표팀 등을 두루 거친 라바리니 감독은 이탈리아 청소년 대표팀 코치로 2003년과 2007년도 유럽청소년선수권대회 금메달, 2005년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4위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철저한 분석의 ‘데이터 배구’

2017년부터 브라질 벨로호리존테의 미나스테니스 클럽에서 감독으로 활약했던 라바리니 감독이 이번 올림픽에서 4강 진출을 이끈 것은 그저 선수들의 정신력 덕분이 아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라바리니 감독과 세자르 에르난데스(44·스페인) 대표팀 수석 코치, 안드레아 비아시올리(32·이탈리아) 전력분석관은 도쿄 올림픽에서 상대할 11개 나라의 최근 3년치 경기를 밤낮없이 파헤쳤고 이들의 ‘데이터 배구’가 선수들과 합을 발휘해 현재의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는 지적이다.

라바리니는 웃지 않다가도 김연경이 쿵 치면 갑자기 웃는 사람이다. 
라바리니는 웃지 않다가도 김연경이 쿵 치면 갑자기 웃는 사람이다.  ⓒ트위터

에르난데스 코치는 명경기로 꼽히는 한일전 5세트에서 12-14로 밀리던 순간에 대해 ”일본이 마지막 공격을 모두 이시카와 마유에게 줄 것을 알았고, 선수들에게 분석 내용을 토대로 각자의 수비 위치를 세밀하게 지시했다”라며 ”작전 그대로 이시카와의 공격을 연속 차단해 역전했다. 그저 행운이 아니다”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터키전 역시 라바리니 감독은 ”체격 좋은 터키를 상대하려면 서브가 관건이었다. 터키는 패스 스킬이 좋지만 공격 효율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그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우리는 누가 서브를 하고 어떻게 수비할지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라며 철저한 분석 끝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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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김연경 #스테파노 라바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