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5일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고액 연봉을 두고 논란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기자님 생각”이라며 “이 문제는 우리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고위 관료로 퇴직한 뒤 법무법인에 가서 고액의 고문료를 받았지만, 적정성 여부에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 꾸려진 국회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는 길에 “모든 것을 팩트 체크를 해서 우리가 국회청문회를 위해서 제출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한 후보자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고문료 18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고액 고문료의 적정성과 역할 등을 두고 논란이 인 데 따른 것이다.
″그걸 왜 나한테 묻느냐” 불쾌감 드러낸 한덕수
한 후보자는 “일단 (청문회 자료가 국회에) 제출이 되면 그 팩트를 기초로 해서 언론·국회의원이 보고 질문답변과 토론을 해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하나하나를 가지고 옳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액 연봉의 적절성 여부 및 김앤장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이 거듭되자 “(청문회 자료를) 만들어서 내면 국회에서 논의를 하면서 기자들이 판단하면 될 일”이라며 “그런 걸 왜 나한테 묻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이날 출근길 한 후보자의 고액 보수 논란에 대해 “잘 판단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일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현재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국민 여러분에게 실질적 보탬이 될 수 있는 연륜과 지혜로 국정 새롭게 이끌 총리 책임자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 후보자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다면 어려운 분들한테 좀더 많은 보수가 가도록 하는 건 맞다”면서도 “이번에 (최저)임금 논의를 한다면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돼야지, 너무 막 두 단위로 높이 올라가면, 몇 년전에 경험한 것처럼 기업들이 오히려 고용 줄이는 결과와서 서로가 루즈-루즈 게임(지는 게임)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정부의 개입은 굉장히 신중하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원칙”이라며 “어려운 분들의 처지와 경제의 현황 및 국제적 동향을 다 봐가면서 신중하게 해야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