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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부부가 퇴근길 한강 다리에서 뛰어 내리려던 20대 여성을 발견하고 몸을 붙잡아 구했다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뿐.."

  • 황혜원
  • 입력 2021.04.02 13:59
  • 수정 2021.04.02 14:00

한강 다리 위에 선 20대 여성을 퇴근길 시민들이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3월 31일 오후 6시 10분쯤 서울 강서구 개화동 행주대교에서 다리를 넘어 뛰어내리려던 A(27)씨를 시민들이 붙잡아 구조했다.

내용과 상관없는 사진
내용과 상관없는 사진 ⓒ뉴스1

가장 먼저 나선 건 차를 타고 지나가던 강모(62)씨 부부로 이들은 업무 때문에 강화도에 다녀오던 중 우연히 A씨를 목격하고 다급하게 경적을 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적에도 A씨가 멈추지 않자 급히 차를 세웠다고 한다.

강 씨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수석에 있던 아내가 차에서 내려 뛰어가 (여성의) 몸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씨도 아내와 힘을 합쳐 A씨를 인도 쪽으로 내려놨고, 강씨의 뒤를 쫓던 차량들은 통행을 통제하며 이들을 도왔다. 강씨는 ”(A씨가) 취한 상태로 엉엉 울고 있었다. 술을 많이 마셔서 몸을 제대로 못 가누는 채로 넘어간 거라 자칫하면 큰일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씨가 119 신고를 하는 동안 강씨의 아내는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마음을 먹으면 안 된다”며 A씨를 달랬고 10여 분간 소방 구조대원들이 올 때까지 10분간 자리를 뜨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씨는 ”다리로 뛰어가던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라며 ”무사히 이송되는 걸 본 뒤에야 긴장이 풀리고 안도감이 들었다. 만일 구하지 못했다면 우리 부부에게도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용과 관계 없는 사진
내용과 관계 없는 사진 ⓒ뉴스1

A씨와 비슷한 나이의 자녀를 뒀다는 강씨는 ”젊은 사람을 보니 남 일 같지 않았다. 자식 같아서 나선 것뿐 별일 아니다”라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씨는 서럽게 울던 A씨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면서 ”엉엉 울면서 ‘살기 싫다‘고 하길래 ‘인생은 살아봐야 한다’고 다독였는데 자세한 사연은 모르지만 내 자식 생각도 나고 안타까웠다”라며 ”요즘 힘든 젊은이들이 많은데 누구든 주저하지 말고 달려가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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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