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12월 11일 13시 40분 KST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반짝반짝 빛나는 마스크가 일본에서 개발될 수 있었던 건 아무 상관 도 없어 보이는 '타조알' 덕분이다

이르면 내년에 시판된다.

Getty images / 교토 부립대
타조 / 코로나 바이러스 탐지 마스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반짝반짝 빛나는 마스크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된다. 연구진은 정부 승인을 얻어 이르면 2022년에 이 마스크를 시판할 계획이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교토부립대 연구진이 개발한 이 코로나 바이러스 탐지 마스크의 비밀은 타조 알에 있다.

교토부립대 제공
형광 염료가 칠해진 마스크 필터에 닿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외선 아래서 빛나고 있다.

타조는 상처를 입거나 병균이 침입하면 빠른 시일 안에 다양한 종류의 항체 단백질을 생산해 상처나 질환을 치유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대학 연구진은 이에 착안해 2008년 타조알에서 대량의 항체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2015년엔 코로나19와 같은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군에 속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항체를 대량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2월엔 암컷 타조에 비활성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입해 타조알에서 대량의 항체를 추출하기도 했다. 타조는 임신 후반기에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한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마스크는 타조알에서 추출한 항체와 형광 염료를 혼합한 뒤, 이를 마스크 필터에 입힌 것이다. 이 특수 마스크는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바이러스와 접촉한 부분이 자외선 빛 아래서 밝게 빛난다.

 

바이러스 감소하면 빛도 약해져

타조알 전문가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쓰카모토 야스히로 총장은 <교도통신>에 “타조알 항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며 “이를 이용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검사키트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NHK
타조알 항체 마스크를 개발한 쓰카모토 야스히로 박사.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자 32명에게 이 마스크를 착용토록 한 결과, 바이러스 부하 감소와 함께 빛도 약해져 10일 후에는 사라진다는 걸 발견했다.

쓰카모토 총장 자신도 이 마스크의 효과를 직접 경험했다. 마스크를 쓴 쓰카모토 교수가 자외선 환경에서 마스크가 빛나는 걸 보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결과, 자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코로나 탐지 마스크의 시판 승인을 받기 위해 앞으로 150명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2차 실험을 할 계획이다.

쓰카모토 박사는 1990년대 초 타조가 다른 가금류에 비해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후 타조의 높은 면역력의 비밀을 집중적으로 캐기 시작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