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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15일 20시 17분 KST

강원랜드 수사단-검찰 수뇌부 정면충돌…‘검란’ 번지나

총장의 수사지휘가 부당하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뉴스1

“총장님은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5월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습니다.”(오후 2시30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

“강원랜드 수사단이 오늘 배포한 보도자료는 대검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입니다.”(오후 3시 대검찰청 대변인실)

지난해 춘천지검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검찰 내부의 방해가 있었는지를 수사하기 위해 지난 2월 출범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15일 문무일 검찰총장과 정면충돌하는 과정이 그대로 노출됐다.

앞서 이날 오전 수사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 직후였다. 지난달 27일 수사단이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뒤 20일 가까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결정하지 못하던 상황이어서 수사단과 검찰 수뇌부 사이의 갈등이 상당 기간 축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보고 안 받겠다던 검찰총장, 갑작스러운 지휘권 행사

지난 2월4일 안 검사의 수사 외압 폭로 이틀 만에 양부남 광주지검장을 단장으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을 꾸릴 때만 해도 대검은 “수사 관련 사항을 대검에 보고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를 해나간다”고 발표했다. ‘검찰 내부 외압’ 수사를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기 위한 조처였다.

하지만 이날 수사단 보도자료를 보면, 직권남용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에 대한 기소 방침을 세운 수사단이 이 결정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문 총장에게 요청하자, 이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낸 문 총장이 애초 약속을 뒤집고 지난 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 수사 때까지는 수사 사항이 대검에 보고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총장의 수사지휘 사실을 전했다.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다시 행사한 시점은 대검 직속 참모의 혐의를 알게 된 뒤라는 점도 논란이다.

김우현 검사장은 권성동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고, 대검 반부패부 소속 연구관을 통해 권 의원 보좌관 조사 결정을 반려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로 입건된 상태다.

수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부남 수사단장이 문 총장에게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을 철회하고 수사단의 책임하에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문 총장이 이를 승낙하지 않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며, 사실상 총장의 수사지휘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법조계 관계자는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열릴 경우 김 검사장의 혐의가 외부로 알려지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수사단은 특히 이번 문 총장 지휘로 수사 외압 당사자인 권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지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단이 지난 1일 “내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한다”고 보고하자 문 총장이 “‘전문 자문단’을 거치라”며 수사지휘했고, 결국 열흘이 흐른 지난 10일에야 “심의 없이” 영장을 청구하는 쪽으로 재지휘했다고 전했다.

뉴스1

 

 ■ 안미현 검사 “문 총장이 납득 안 되는 이유로 영장 막아”

이날 안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 문 총장이 상당한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해 12월8일 권 의원 조사가 필요하다고 대검에 보고하자, 당시 문 총장이 이영주 춘천지검장을 만나 “국회의원의 경우엔 일반 사건과 달리 조사가 없이도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조사를 못한다”고 말한 뒤 결국 권 의원 조사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검사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이었다”고 했다. 문 총장은 이날 안 검사의 기자회견 뒤 기자들의 질문에 “(수사팀을) 질책한 적이 있다.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안 검사는 지난해 10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관련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대검에서 기각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주장하며 “검찰청 밖으로 영장이 나가는 게 법원에서 발부받는 것보다 힘들었다”고 했다.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부적절하게 행사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명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