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 솔루션 기업 후지쯔가 2022년 말까지 일본 내 사무공간을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6일 밝혔다. 모든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대신 자택에서 원격으로 근무하고, 고정된 출퇴근 시간을 두지 않는 유연 근무를 기본적인 업무 형태로 도입하겠다는 얘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낳은 새로운 일상, ‘뉴노멀’의 모습이다.
후지쯔는 ‘워크 라이프 전환(Work Life Shift)‘이라고 이름 붙인 이 새로운 구상을 6일 발표했다. ”생산성 향상과 혁신”을 목표로 내건 이 변화는 전통적인 형태의 ‘근무’라는 개념을 사실상 해체한다.
즉, 직원들이 △ 정해진 시간에 △ 정해진 사무실로 출근해서 △ 정해진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후지쯔는 지난 몇 년 사이 이익이 나지 않던 하드웨어 부문을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에 집중하면서 IT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했다. 원격근무 관련 시스템(화상회의, 업무 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해왔던 데다가 업무 특성상 상대적으로 원격 근무 형태를 도입하기에 수월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을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스마트 워킹‘, ‘경계 없는 사무실‘, ‘문화의 변화’다. 간략하게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스마트 워킹
8만여명 규모인 일본 내 직원들은 원격 근무를 시행하고, 업무의 성격과 목적, 각자의 라이프스타일 등에 맞춰 업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게 된다.
후지쯔는 일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연 근무제는 당장 이번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재택근무 관련 비용으로 매월 5000엔(약 5만6000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출퇴근 개념을 바꾸게 되고, 일과 삶의 균형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경계 없는 사무실
업무 성격이나 목적에 따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자택, 허브(hub) 오피스, 지사 등 중에서 업무 공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해진 사무실과 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역별로 허브 오피스를 마련하고 지사 사무실의 업무 환경을 허브 오피스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2022년 말까지 기존 사무공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원격근무 확대에 따른 위험을 낮추기 위한 보안 네트워크 구축 작업도 병행한다.
문화의 변화
새로운 근무 형태에 맞춰 ”높은 자율성과 신뢰”라는 새로운 문화에 기반한 인사관리 체계도 새롭게 도입되어야 한다.
후지쯔는 이를 위해 △ 직군별 재평가 및 재조정, △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스킬 향상 트레이닝” 시행, △ 상시 만족도 조사 실시, △ AI를 활용한 업무 자료(이메일, 문서, 일정 등) 분석을 통한 문제 해결 및 생산성 향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는 직원들이 매일 정해진 사무실로 출퇴근을 한다는 생각에 기반한 현재의 근무, 급여, 복지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입니다.” 인사 부문을 총괄하는 히라마츠 히로키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