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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섹스와 연애 중독자였다" 배우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의 고백과 그가 중독을 깨닫고 인생을 바꾼 방법

섹스와 연애 중독자인 내게 남자는 '마약'이었다.

저자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
저자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 ⓒThe author, Brianne Davis-Gantt.

 

나는 13살 때부터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는 한 번에 여러 명의 파트너를 갖는 걸 좋아했다. 당시 동시에 만나던 남성들이 서로 다른 도시에 살고 있어서 서로 마주칠 일이 없다면 더더욱 좋았다. 여러 명의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항상 긴장하며 살았다. 사실 여러 파트너에게 거짓말을 하며 받는 긴장감은 오히려 섹스나 연애 중독자에게는 즐거운 느낌이다. 마치 뭔가에 취해서 기분이 좋은 느낌처럼 말이다. 나는 어느 순간 심각하게 이 질병에 중독돼 있었다. 

내가 가진 궁극적인 환상은 서너 명의 남자를 만나면서 그들의 장점만을 보며 완벽한 한 명의 파트너를 만들어 내는 거였다. 한 파트너로부터는 정서적 안정을 얻고, 다른 파트너로부터는 경제적 안전을, 그리고 또 다른 파트너와는 불꽃 튀는 섹스를 하고, 또 바보 같은 다른 한 남성과는 정말 오랜 친구 같은 친밀함을 얻었다. 그들은 모두 각자 상황에 맞춰서 내가 필요로 하는 감정의 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일종의 ‘회전문’같은 존재들이었다.  

한 번은 두 명의 남자를 동시에 만난 적이 있다. 한 명은 뉴욕 출신 남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고향에서부터 10년 이상 알고 지낸 남자친구였는데, M이라고 부르겠다. 약 2년간 나는 이들을 동시에 만났고, 이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이 내 유일한 남자친구라고 믿고 있었다. 어느 날 이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한 차도 위에서 정말 죽일 듯이 달려드는 걸 말려야 했다.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 ⓒhttps://www.instagram.com/thebriannedavis/
  

인생의 밑바닥은 당신의 세상이 온통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 두 사람이 싸우는 걸 말리는 동안 난 그걸 느꼈다. 두 파트너를 향해 ”미안해!”를 외치면서도 솔직히 100% 진심은 아니었다. 단지 그 상황을 모면하고 싶었다. 내 앞에 두 남자가 서 있었고 설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단지 내가 만든 끔찍한 난장판을 보며 ”젠장, 내가 이 드라마를 만들었고 이제 망친 인생의 재앙을 끝낼 방법을 알아내야 해”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난 당시 두 파트너든 누구든 진심으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들의 진짜 모습은 관심 없었다. 단지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반영하기 위해 파트너들을 거울로 사용하고 있었다.

두 남자친구가 싸우는 걸 보는 순간, 사실 TV 쇼를 보는 느낌이었다. 마치 내 몸에서 벗어나 제3자가 된 듯 느껴졌다. 나는 배우이기 때문에 현실이지만 마치 TV 쇼를 보는 듯한 이 상황이 더 이상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나는 TV나 연극의 가상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이었다. 그리고 뭔가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건 사실이었다. 내가 이렇게 냉정한 인간이었나? 너무 무감각했다. 정말 죽고 싶었다. 내 욕심으로 이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는 두 사람을 다치게 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누구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사람을 알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그들의 삶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을 살아 있는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섹스와 연애 중독자인 내게 남자는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에 의존하듯, 일종의 마약이었다. 여러 파트너들, 부적절한 일들, 그리고 거짓말 등이 내 일상을 차지했다. 

섹스와 연애 중독자 중에는 자위나 포르노에 빠져 있거나, ‘원나잇스탠드’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만나는 남자들의 관심, 사랑, 그리고 그들을 만나며 생기는 힘이 없다면 내 인생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었다. 

점점 심각해졌다.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었고, 거짓말을 할수록 예전처럼 관심을 받는다는 기분이 좋은 느낌도 사라져 갔다. 그때마다 나는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새 파트너를 구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을 때,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더 많은 남자들을 꼬셨다. 마치 낚시를 하듯 누군가를 내 세계로 초대해 휘둘러보다가도, 결국 낚이는 순간, 그냥 버렸다.

알코올 중독자처럼, 멈출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흥분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건 절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많이 그랬고 피곤하고 절망스러웠다. 너무 지쳤고 비참했다. 이제 그만 둘 때였다.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 ⓒhttps://www.instagram.com/thebriannedavis/

 

그 두 파트너와의 일 이후, 섹스와 연애 중독자로 살아가는 인생을 바꾸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외롭고 엉망인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결국 두 남자 모두 내 인생에서 잃어버렸다.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고 뭘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테라피스트에게 상담을 받았다. 그는 내게 ‘관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결국 섹스와 연애 중독자 치료 모임이 열리는 곳을 찾아갔다. 불편한 의자에 앉으면서도 ‘이 사람들 나와 너무 달라. 누가 날 알아보면 어떡하지? 유명하지는 않지만 TV에 꽤 출연한 덕에 싸인 요청을 받은 경험도 있으니까’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연세가 있는 락커처럼 입은 한 사람이 연설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나의 경험과 정확히 일치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저 남자와 그렇게 많은 공통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그도 처음 이 모임에 왔을 때 다른 모든 사람이 괴짜 또는 패배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거기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첫 모임에 일찍 집에 가버렸다고 말했다. 나도 이 모임을 빨리 떠나려고 생각하던 차였기 때문에 웃음이 나왔다. 

그는 이 질병에서 벗어난 지 7년이 되었고, 삶이 바뀌었다고 계속 말했다. 이후 그는 진정으로 행복했고, 결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헌신적인 결혼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동안 나는 잠시 평온함을 느꼈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소속감을 느꼈고 혼자가 아니었다. 이 사실이 큰 희망을 주었다. 만약 저 사람이 회복할 수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기념일을 맞은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와 그의 남편과 아들의 모습.

 

이미 십여 년 전의 일이다.  아직도 그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의 진실한 말이 내 인생을 바꿨다. 그리고 이제 내가 다른 사람들이 어둠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차례다. 현재 나는 결혼했고 아름다운 남자아이를 가졌다. 내 인생과 가족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바람피우지도 않고, 내 결혼생활 밖 그 어떤 흥미도 가지지 않겠다는 걸 지키고 있다. 이는 남편이 알면 안 되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더 이상 비밀을 만들지 않는다. 

비밀과 거짓말이 없는 삶은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틀렸다. 오히려 지금 더 많은 자유를 누린다. 예전처럼 속임수 가득한 세상에 빠져있지 않다. 나는 현재 건강하며 진정으로 행복하다. 욕망의 환상 속에서 사는 대신에 내 삶에 완전히 충실하고 있다. 섹스와 연애 중독자에서 벗어난 건 정말 축복이다.

 

*저자 브리안느 데이비스 갠트는  배우이며 ‘루시퍼‘, ‘트루블러드’ 등의 TV 쇼에 출연했다. 그는 프로듀서이자 감독 및 작가이기도 하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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