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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16일 19시 25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3월 16일 19시 45분 KST

EPL 이번 시즌 남은 일정에 대한 몇 가지 전망 : 시즌 무효? 리버풀 우승 인정?

코로나19로 리그가 잠정 중단된 지금, 사실상 시즌 재개가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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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남은 9경기에서 2경기만 더 이기면 남은 결과와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1989-90시즌 이후 30년 만의 우승.

리버풀은 두 경기만 더 이기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본머스는 골득실에서 불과 1골 차로 왓포드에 밀려 강등권인 18위를 달리고 있었다.

막대한 수입이 달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한 4위 싸움에는 첼시(4위)부터 아스날(9위)까지 무려 여섯 팀이 승점 8점 범위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었다.

20개 팀이 각각 9~10경기씩을 남겨둔 그 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덮쳤다. 감독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끝내 EPL 사무국은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리그 중단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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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중단으로 문이 굳게 잠긴 리버풀 경기장 앤필드의 모습.

 

일단 4월3일까지 모든 경기를 취소하기로 했지만, 일각에서는 리그 재개가 어렵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BBC는 이미 리그 재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the FA)의 그렉 클락 회장은 이번 시즌이 이대로 끝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진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일정이 재개되더라도 선수단이나 감독, 코칭스태프 중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면 리그는 다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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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의 홈 경기장 에티하드스타디움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0년 3월14일.

 

만약 남은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면, 이번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가 큰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우선 이번 시즌을 아예 무효로 처리하고 현재의 20개팀이 2020-21시즌을 새로 시작하는 방법은 가장 극단적이고 가장 큰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일정의 4분의 3 가량을 이미 소화했는데 우승팀이나 강등팀을 정하지 않고 이번 시즌의 기록을 아예 지워버리는 방안이기 때문. 특히 2위와 무려 승점 25점차를 벌리는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고, 역사적인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었던 리버풀에게는 매우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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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홈 경기장 토트넘핫스퍼스타디움. 2020년 3월15일.

 

현재 순위표 그대로 시즌을 마치는 방법도 있지만, 이것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은 리버풀이 1989-90시즌 이후 3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문제는 아직 경기가 꽤 남아있는 데도 강등되어야 할 팀들이다.

특히 강등권인 19위에 속해있는 아스톤빌라는 다른 강등권 경쟁팀들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남은 한 경기를 이겼다고 가정하면 아스톤빌라는 16위로 올라서고 왓포드와 본머스, 노리치가 나란히 강등권을 차지하게 된다.

브라이튼의 CEO 폴 바버는 BBC1 ‘풋볼 포커스’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이렇게 정리했다.

″이번 시즌을 이대로 끝내버린다면 리버풀에게 우승 타이틀을 주지 않는 건 리버풀에게 대단히 불공평한 일이 될 것이다. 축구계의 모두가 그들의 환상적인 시즌을 인정한다. 마찬가지로  9~10경기 남은 (강등권) 팀들이 강등되도록 하는 것도 불공평한 일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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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권에 속해있는 아스톤빌라는 다른 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만약 이 한 경기를 승리했다고 가정하면, 아스톤빌라는 강등권을 벗어나게 된다.

 

또 다른 옵션은 일정을 상당히 늦춰 남은 경기를 마저 소화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그리 쉬운 건 아니다.

우선 재개 시점을 확실히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영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최대 몇 개월은 유행이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선수들이 그 때까지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름을 넘어가게 되면 계약 문제도 걸려있다. 선수들은 보통 6월30일을 계약 종료일로 삼는다. 만약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가 있다면, 이번 시즌 남은 리그 경기에 뛸 수 없게 되는 것.

유럽 국가대표 대항전인 유로2020은 사실상 ‘유로2121’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여서 다른 대회와 일정이 겹치는 문제는 오히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즌의 20개팀을 그대로 둔 채 2부리그(챔피언십) 상위 두 팀을 승격시켜 총 22개팀으로 다음 시즌을 치르자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리그 일정 재편에 따른 혼란, 승격 플레이오프(3위~6위)를 노리고 있던 다른 팀들에게 불공평한 것 아니냐는 지적 등이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