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21년 05월 18일 13시 10분 KST

정혈대(생리대) 디자인은 왜 똑같은가? '강렬한 컬러 마술사' 니나가와 미카가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인터뷰)

정혈대로는 드물게 검정, 짙은 보라색, 선명한 빨강 등 강한 색감을 사용했다.

획일화된 여성상 벗어나고파, 다양한 컬러의 정혈대(생리대)를 디자인했다

일본 정혈(생리) 용품 브랜드 엘리스가 4 월 사진작가·영화감독 니나가와 미카 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한정 출시해 일본 전역에서 판매했다. 니나가와 미카는 72년생 일본인으로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을 주로 사용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는 영화 ‘사쿠란’의 감독이다.  

그가 디자인한 제품은 ‘컴팩트가드’라는 이름의 정혈대(생리대)로 기존의 밋밋하고 단조로운 정혈대 디자인에서 벗어나 컬러풀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 개별 포장마다 화려한 꽃 디자인을 인쇄한 이색 디자인을 선보였다. 니나가와는 ”여자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大王製紙
니나가와 미카와 콜라보한 엘리스 정혈대

니나가와는 ”평소에도 정혈대를 고를 때 왜 이렇게 다 똑같은 디자인밖에 없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조금씩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지만 주류는 밋밋하고 차분한 색채 포장지에 담긴 정혈대다. 그 속에 드러나는 여성상이 너무 획일화됐다고 느꼈다.”

″미국에 출장 갔을 때. 슈퍼마켓의 정혈 코너에 들러 일본에서는 보이지 않는듯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상품, 선명한 색감의 상품이 많이 있고, ”예쁘잖아!”라며 기분이 좋아졌다. 몇 개는 사서 일본으로 가져갔다.”

엘리스 컴팩트가드의 타겟층은 주로 정혈 용품을 직접 선택해 구입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다. 이에 니나가와는 그 나이대 어떻게 정혈 용품을 구입하고 사용했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VCG via Getty Images
니나가와 미카

현장에서 리더로서 여성 직원이 정혈로 힘들 때 먼저 "참지 않아도 돼”라고 말한다

″그 나이대 나는 우리 집에서는 정혈이 부끄러운 것이라는 분위가 전혀 없었다. 여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정혈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주위에 정혈의 괴로움에 관해 비교적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단, 조금만 둘러봐도 지금보다 ‘정혈은 숨길 것‘이라는 풍조가 강했던 건 확실하다. 숨기는 게 너무 당연해서, ‘그거 이상하지 않아?’ 하고 위화감조차 느낄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정혈은, 출혈의 양이나 통증과 증상이 사람마다 정말 다양하다. 나는 정혈이 특별히 더 아프거나 힘들지는 않았지만 임신했을 때 입덧은 상당히 심했다. 그래서 영화나 사진 촬영 현장에서 여성 직원의 컨디션에 신경을 더 쓴다. 정혈의 괴로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 괴로움은 이해받지 못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할 수 있다. 현장의 리더인 내가 먼저 ”힘들지 않아? 쉬어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숨기지 않아도 되는 게 당연하고 혼자 참지 않아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大王製紙
6 종류의 개별 포장 디자인

니나가와는 이번에 정혈대를 디자인할 때 외부 패키지가 아닌 내부 개별 포장에 인쇄하겠다고 고집했다. 그 이유에 대해 니나가와는 이렇게 말했다. “SNS에서 많은 의견을 받았다.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디자인을 보고 기분이 좋다고 해줄 때 기쁘다. 초경을 시작하는 딸을 둔 어머니가 ’정혈 시작은 좋은 것이라고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때 이런 예쁜 정혈대를 주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하더라. 개별 정혈대를 사용할 때마다 좋은 기분을 느끼길 바랐다.”

 

강렬한 생명인 꽃을 통해 여성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많은 디자인 중 왜 하필 꽃일까? 니나가와는 평소에도 꽃을 많은 작품에 사용한다. 니나가와는 원래 꽃은 피사체로서 압도적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름답게 한창 피고 있는 모습은 씩씩해 보이지만, 곧 흩어져 버리며 덧없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꽃을 심은 사람의 마음까지 생각하면 더 복잡하고 강렬하고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여러 가지를 상징하는 꽃을 통해 여성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mikaninagawa.com: photography
니나가와 미카의 작품

니나가와는 꽃 중에서도 화끈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꽃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혈대로는 드물게 검정이나 짙은 보라색, 선명한 빨강 등 강한 색감을 사용했다. 개발팀에서 새로운 기계까지 도입해 디자인과 생산에 무리가 없었다.”

 

포인트 없이 아름답거나 귀엽기만 한 디자인은 재미없다

″단지 아름답거나 귀엽기만 한 디자인은 재미없다. 그걸 보는 사람도 그렇게 느낀다. 뭔가 ‘포인트‘가 중요하다.” 그는 정혈대가 위생 용품이란 이유로 주로 흰색에 가까운 파스텔 색 디자인이 주류인 점을 꼬집었다. ”지금까지 그런 색이 주류였다는 건 사실이고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그래야만 한다‘는 기존의 상식만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방향도 좋아’라는 걸 말해야 할 때다.”

그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이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은 지금까지 ‘이래야 한다‘라는 말에 계속 묶여 왔다. 나도 일하면서 ‘여성 감독‘, ‘여성 사진작가’ 등 꼭 여성이라는 말이 앞에 붙었다. 싫었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말에 매이지 않고 살길 바란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