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심나연 피디는 “예전에는 확실히 여성 피디가 적었다. 더구나 드라마 피디가 될 기회는 더 희박했다. 과거 드라마는 지상파 중심으로 제작됐는데, 공채 방식의 방송사가 드라마 피디로 여성을 채용하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하지만 요즘은 채널도 많아졌고 우수한 인력도 많아져 기회의 장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방송>은 72명 중 20명이, <문화방송>은 45명 중 15명이 여성 드라마 피디다.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외주제작사 등을 더하면 더 많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시대가 변하고 여성에 대한 편견이 깨지면서, 오히려 여성이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감성과 결이 장점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여성에 대한 방송계 편견 중 하나는 체력이다. 한 지상파 간부 출신 드라마 피디는 “장시간 촬영해야 하는 현장에서 여성은 체력적으로 견디기 힘들 거라는 선입견이 존재했다”며 “여자 혼자 50~100명의 스태프를 이끌 수 없을 거라는 편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상파의 여성 피디는 “과거엔 스태프 대부분이 남자다 보니 그 가운데 일부러 권위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은 촬영 환경이 개선된데다,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기에 여성 특유의 소통 능력이 빛을 발하는 사례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