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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에서는 화장실 가기 전 보고하는 것이 노동자로서 의무다

지난해부터 노동자 5명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졌다.

MBC '스트레이트' 보도 화면
MBC '스트레이트' 보도 화면 ⓒMBC

지난해부터 노동자 5명이 일하다 숨진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 현실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들 사연을 집중 조명했다. 이 과정에서 MBC 이동경 기자는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에 직접 지원해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동경 기자가 지원한 곳은 경기도 한 신선식품센터 오후 작업조. 첫 업무는 분류돼 있는 식품을 선반에서 가져온 뒤, 포장백에 넣고 레일에 실어 보내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었다. 

쿠팡 물류센터는 오후 6시 30분부터 저녁시간 1시간이 주어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노동자들은 식사 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작업장으로 복귀해 업무를 재개했다. 작업 속도 때문이었다.

쿠팡은 노동자들의 성과 측정을 위해 UPH(Unit Per Hour, 시간당 물량 처리 개수)라는 수치를 활용한다. UPH 수치가 낮으면 현장에서 관리자에게 호출을 당하거나 일용직 신청이 거부될 수 있어 쉬는 시간에도 미리 일을 해두는 것이었다.

이날 이 기자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관리자에게 호출을 당했고, 업무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노동자가 일하는데 화장실도 못 가냐”고 항의하자, 관리자는 “보고하고 갔어야 한다”며 “노동자 노동자 하시는데, 그게 노동자가 지켜야 할 의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 기자는 저성과자로 낙인 찍혀 업무 이동 조치가 내려졌고, 이날 하루에만 싱글 포장, 포장 박스 접기, 빈 상자 정리 업무까지 총 4가지 업무를 경험했다.

그가 8시간을 일하고 받은 돈은 9만770원, 최저시급 수준이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체험을 마친 그는 ”‘빨리 빨리’ 작업 문화가 쿠팡 물류 혁신의 전부 같았다”고 전했다.

한편, 쿠팡은 UPH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최근 시스템에서 제거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관리자들은 개별 노동자들의 작업 속도를 측정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임수 에디터 : ims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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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MBC #쿠팡 #스트레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