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9월 25일 14시 19분 KST

코로나19로 전세계 노동소득 4천조원이 사라졌다

"질병 극복만큼 경제·사회 및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도 시급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9월까지 전세계 노동자들의 임금 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23일 밝혔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비공식 부문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과거의 어떤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며 전세계의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이 기구는 지적했다.

Phil Noble / Reuters
8월 10일 영국 알트린샴의 한 백화점이 코로나19 장기 불황으로 인한 폐업과 점포 정리 할인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둔 모습. 

국제노동기구는 이날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코로나19와 노동세계’ 보고서 여섯번째 개정판에서 “전세계적인 봉쇄 조처로 노동시간이 급격히 줄면서 임금 소득이 지난 6월 말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다”며 “중하위 소득 국가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 폭이 가장 큰 15.1%였다”고 지적했다. 고소득 국가의 임금 감소 폭은 9.0%로 가장 적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9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긴급생활지원금을 받는 모습. 가구당 100달러씩 현금으로 지급됐다.

지난 9개월동안 전세계에서 감소한 임금 소득 총액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의 5.5%인 3조5천억달러(약 4200조원)였다. 이는 각국 정부의 긴급 소득 지원을 뺀 순수 노동 소득 감소분이다.

보고서는 “지난 2분기의 노동시간 감소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애초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4% 감소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 감소 폭은 17.3%였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에 48시간 일하는 정규직 일자리 4억9500만개가 사라진 것에 해당한다.

뉴스1
4월 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3분기의 노동시간은 지난해 4분기보다 12.1%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고, 4분기 감소 폭도 8.6%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안에 노동시장의 어려움이 해소되기 어렵고, 이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로 세계 경제 회복도 늦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국제노동기구는 “개도국의 비공식 경제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은 과거의 어떤 경제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개도국의 노동시간 감소는, 실업보다는 봉쇄 조처에 따른 활동 제약의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여력이 부족해 봉쇄 조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이야기다.

뉴스1
8월 24일 1차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는 시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각종 봉쇄 조처가 여전히 풀리지 않아, 노동 위축이 해소될 기미도 별로 없다. 전세계 노동자의 94%가 지금도 크고 작은 노동 관련 제약 속에 일하고 있다. 필수 사업장을 뺀 나머지 일터가 폐쇄된 상황에 처한 노동자도 전체의 32%에 달한다.

재정 여력이 있는 부자 나라와 그렇지 못한 개도국 간 격차도 크다. 보고서는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의 1%를 쓰면, 노동시간은 0.8%만큼 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개도국들이 부유한 나라들만큼 경기 부양책을 쓰려면 9820억달러(약 1180조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 액수는 고소득 국가들이 투입한 지원금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많지 않은 자금으로도 개도국 고용 상황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 사무국장은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것만큼 경제·사회 및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도 시급하다”며 “대화와 협력, 연대 정신에 입각한 전세계적 전략 마련에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어떤 집단, 어떤 나라도 이 위기를 혼자서는 극복할 수 없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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