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멩(PSG)과 이스탄불 바샥셰히르가 맞붙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대기심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 끝에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양팀 선수들은 경기를 중단하고 나란히 경기장에서 퇴장했다.
문제의 사건은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H조 경기에서 나왔다. 대기심을 맡은 세바스티안 콜테스쿠(루마니아)는 경기 시작 13분경 주심을 부르더니 판정에 항의한 바샥셰히르의 수석코치이자 카메룬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피에르 웨보에게 퇴장 명령을 내릴 것을 조언했다.
이 때 콜테스쿠 대기심이 웨보 수석코치를 지칭한 표현이 문제가 됐다.
그가 오비디우 하테간 주심과 나눈 대화 녹취를 보면, 대기심은 웨보 수석코치를 ”저기 저 니그로(that negro over there)”라고 표현했다. 디애슬랜틱은 콜테스쿠 대기심이 “ala negru”, 즉 ”저 흑인(the black one)”이라고 말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보도했다.
어느 쪽이든, 이 발언은 즉각적인 항의를 불렀다.
웨보 수석코치는 주심의 퇴장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기심의 인종차별성 발언을 항의하기 시작했다. ”왜 니그로(negro)라고 했습니까? 왜 니그로라고 했습니까?” 그가 반복해서 항의하는 모습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곧바로 바샥셰히르 선수들도 주심에게 항의를 시작했다. 세네갈 출신 스트라이커 뎀바 바는 직접 대기심에게 가서 거세게 항의했다. ”백인 남자를 지칭할 때는 ‘이 백인 남자‘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으면서 왜 흑인 남자를 지칭할 때는 ‘이 흑인 남자’라고 합니까?”
그렇게 몇 분 동안 대치가 이어진 뒤 바샥셰히르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를 빠져나왔고, 상대팀 선수들도 동참했다. PSG의 스타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는 PSG 선수들의 퇴장을 주도했다. ”이 양반하고는 경기 못한다.” 음바페가 대기심을 지칭하며 한 말이다.
심판진은 경기를 재개하려고 했고, PSG 선수들도 경기 재개를 기다리며 안쪽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바샥세히르 선수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약 두 시간이 지난 뒤에야 UEFA는 이날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UEFA는 심판진을 교체한 뒤 다음날 오후에 남은 경기를 재개하기로 양팀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즉각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샥셰히르는 트위터에 이미지와 함께 “NO TO RACISM”라고 적었고, PSG도 이 트윗을 리트윗했다.
PSG는 별도로 올린 트윗에서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에 반대한다고 적었다.
UEFA는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며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와 차별은 축구에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PSG의 음파베는 웨보 코치를 향해 ”우리가 함께 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