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디 있는지 안다" '집사'에게 관심 없어 보이는 고양이의 반전 매력 면모가 드러났다 (연구 결과)

고양이는 개 못지않은 사회적 인지능력을 지닌다.
고양이의 마음속 지도에는 주인의 현 위치가 시시각각 기록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Photo by Cathy Scola via Getty Images
고양이의 마음속 지도에는 주인의 현 위치가 시시각각 기록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늘 자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귀는 종종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다른 소리를 듣는다. 고양이는 누워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혹시 주인이 어디에 있는지 고양이 머리에 지도처럼 그려져 있는 건 아닐까.

다카기 사호 일본 교토대 박사과정생 등 일본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고양이가 소리를 듣고서 보이지 않는 주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양이가 개 못지않은 사회적 인지능력을 지닌다는 최근의 잇따른 연구를 뒷받침한다.

실험은 고양이 카페 27곳과 가정 23곳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개별적으로 했다. 빈방에 고양이를 두고 4m 이상 떨어진 두 곳에 스피커를 설치한 뒤 주인과 낯선 사람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녹음해 여러 차례 들려줬다.

두 번째 실험은 고양이에게 친숙한 다른 고양이의 소리를, 세 번째는 전자음을 들려주고 고양이의 반응을 살폈다. 8명의 판정단이 여러 상황에서 고양이가 귀와 머리를 움직이는 정도 등을 보고 놀라는 정도를 5단계로 평가했다.

고양이는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에 주인이 있다고 믿는다.
Molly Aaker via Getty Images
고양이는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에 주인이 있다고 믿는다.

이 실험의 핵심은 멀리 떨어진 스피커 2곳에서 연이어 같은 소리가 났을 때 보이는 고양이의 반응이었다. 고양이가 가장 크게 놀란 것은 한쪽 스피커에서 주인이 자기 이름을 부르다 갑자기 멀리 떨어진 스피커에서 같은 소리가 났을 때였다.

연구자들은 “이쪽에서 소리를 내던 주인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순간 이동’해 놀랐던 것”이라며 “다른 고양이나 인공물의 자극에는 이런 식으로 반응하지 않았다”고 논문에 적었다. 또 “고양이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인의 존재를 머릿속에 담고 있다가 그 목소리로부터 위치를 그렸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고양이가 사회-공간 인지능력을 지닌 증거”라고 밝혔다.

고양이의 귀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어 모든 방향으로 두 귀를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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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귀에는 20여 개의 근육이 있어 모든 방향으로 두 귀를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연구자들은 주인의 ‘순간 이동’에는 놀란 고양이가 아는 고양이가 소리로 비슷한 효과를 냈을 때 놀라지 않은 이유는 소리가 성체 고양이의 주 소통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양이의 ‘야옹’ 소리는 어미와 새끼 사이, 그리고 고양이 성체와 사람 사이에는 흔하지만 다 자란 고양이는 싸움과 짝짓기 때 말고는 그런 소리를 내지 않는다.

고양이는 낮은 소리부터 매우 주파수가 높은 소리까지 가청범위(55㎐∼79㎑)가 매우 넓고 작은 소리도 예민하게 듣는다. 귀에는 20개 이상의 근육이 독립적으로 움직여 모든 방향의 소리를 커버한다.

고양이가 개보다 주인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고 나타난다.
Mikhail Reshetnikov via Getty Images/EyeEm
고양이가 개보다 주인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고 나타난다.

연구자들은 “상대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능력은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이나 시야가 나쁜 환경에서 사냥하는 포식자에게 필요한 능력”이라며 “이런 능력이 더 복잡한 사고의 기초”라고 밝혔다. 눈앞에서 사라졌을 뿐 없어진 게 아니라는 능력이 확인된 동물은 어린아이 외에도 침팬지, 보노보, 곰, 어치 등이다.

흔히 고양이는 개와 견줘 주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이뤄진 일련의 연구결과 고양이는 주인과 낯선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하고 목소리에서 그 사람의 감정상태를 알아내며 비슷한 소리에 섞인 제 이름을 쉽게 가려낸다. 또 난제가 부닥쳤을 때 주인의 얼굴을 자주 쳐다보며 관심을 끌려고 행동하기도 한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플로스 원’ 10일 치에 실렸다.

인용 논문: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257611

한겨레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