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8년 07월 03일 16시 51분 KST

문대통령이 보수세력의 '1948년 건국절' 주장에 쐐기 박는 발언을 했다(전문)

김정은 위원장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논의했다는 점도 밝혔다.

뉴스1/청와대 페이스북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16일 중국 충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김자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장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며 보수세력 일부에서 불을 지펴온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격려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위원회는 내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됐으며, 국무총리와 한완상 전 부총리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먼저 “1919년 3.1운동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평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외친 선언이자 실천이었다”며 “3.1운동으로 분출된 민족의 역량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시정부를 민주공화국 출범의 시발점으로 명시함으로써, 1948년 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또 ”남과 북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면 서로의 마음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위원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까지 구상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4월27일 저와 김정은 위원장은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기념 사업추진을 논의했고 판문점 선언에 그 취지를 담았다”고 돌이키기도 했다. 남북 정상이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을 직접 논의해 선언에 담았다고 밝힌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 3.1운동을 직접 명기한 대목은 없다. 문 대통령은 1조4항에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라고 돼 있는 부분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격려사 전문이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 격려사

존경하는 한완상 위원장께서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추진방향을 발표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원 여러분, 7대 종단 대표 여러분, 

뜻깊은 자리에서 뵙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위원 한 분 한 분의 삶에서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를 봅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 민주열사 유가족, 청계피복노조 여성 노동운동가와 파독간호사, 노조와 기업인 대표를 비롯한 예순 여덟 분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100년을 넘어 다시 희망의 100년을 위해 위원직을 수락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여성 민간위원의 비율이 과반을 넘고 있습니다.

정부 위원회 최초입니다. 

다른 위원회 구성에도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 조금만 더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원 여러분, 

1919년 한반도와 세계 각지의 하늘에 ‘대한독립 만세’의 외침이 울려 퍼졌습니다. 

3.1운동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평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외친 선언이자 실천이었습니다. 

3.1운동으로 분출된 민족의 역량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습니다. 

100년 전 선조들은 일제의 불의와 폭력에 맞섰고, 성별과 빈부의 차별, 소수의 특권과 기득권, 불공정과 불평등을 청산하고자 했습니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공화국을 외쳤습니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국체로 선언한 것은 그 시기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왕정과 식민지를 뛰어넘어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은 100년 동안 잠들지 않았습니다. 

지난 촛불혁명은 3.1운동의 정신을 이은, 명예로운 시민혁명이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킨 주인공도 국민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염원하는 국민의 힘이 대담한 상상력의 바탕이 되었고, 한반도에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열고 있습니다.

위원 여러분,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동시에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책무도 부여받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청년들이 역사에서 길을 발견하고, 공동체의 삶에 자긍심을 가져야 새로운 100년을 열 수 있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1월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기념관에는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의 삶과 정신을 하나하나 충실히 담아낼 것입니다.

중국 충칭의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내년 4월을 목표로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일제가 훼손한 이상룡 선생의 본가 안동의 임청각도 올해 말까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복원에 착수할 것입니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올해 안에 개관할 예정입니다.

여성 독립운동가와 의병도 적극 발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옥고(獄苦) 여부와 상관없이 독립운동 사실이 확인되면 포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독립유공자 심사기준을 전면 개선했습니다.

모든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의 후손들께 국가의 도리를 다해 나갈 것입니다. 

70년을 이어온 남북분단과 적대는 독립운동의 역사도 갈라놓았습니다. 

지난 4월 27일 저와 김정은 위원장은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기념 사업추진을 논의했고 판문점 선언에 그 취지를 담았습니다.

남과 북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면 서로의 마음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원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까지 구상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100주년 기념사업 하나하나가 우리의 역사적 자긍심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청년들은 대한민국을 더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위원 여러분, 

1919년 3월 5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이화학당 친구들이 1만여 명의 청년학생들과 함께 만세 시위를 벌였습니다. 

나흘 뒤,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가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1907년 4월 22일, 고종의 특명을 받은 이준 선생은 이곳 서울역에서 출발해 부산,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열차로 헤이그에 이르렀습니다.

1936년 6월 4일, 스물넷의 마라톤 선수 손기정이 베를린으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 것도 서울역이었습니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도 1927년 서른하나의 나이에 같은 열차로 파리를 향했습니다. 

서울역은 우리 역사의 주요 무대였고 대륙으로 우리의 삶을 확장하는 출발지였습니다.

오늘 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서울역에 남겨진 우리 역사의 발걸음을 되새기면서,

우리가 가야할 미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곳에서 열리는 출범식이 새로운 100년을 알리는 기적 소리와 함께 지난 100년을 기념하는 힘찬 출발의 자리가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