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09월 23일 17시 02분 KST

美 뉴욕 고층 건물에 하루 사이 약 200마리 이상의 철새가 부딪혀 세상을 떠났다 (사진 + 영상)

"뉴욕 세계무역센터빌딩 근처의 인도에 약 200마리의 새가 그대로 땅에 널부러져 있었다."

최근 뉴욕 중심지 맨해튼을 지나가는 철새들이 하루에만 수 백 마리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수 백 마리의 새들은 뉴욕의 고층 빌딩에 부딪혀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뉴욕시의 한 자원봉사자가 트위터에 땅에 떨어진 이 새들의 모습을 올리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새로 지은 세계무역센터빌딩 근처의 인도에 약 200마리의 새가 그대로 땅에 널부러진 광경을 봤다.” 자원봉사자 멜리사 브라이어의 말이다.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세상을 떠난 새가 너무 많아서 한 사진에 담기가 불가능하다.” 브라이어는 ″제발 건물 조명을 어둡게하고, 창문 유리를 어둡게 처리 해야한다. 대책을 서둘러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고층 빌딩이 있는 도심을 중심으로 많은 철새들이 건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연구팀은 높은 건물이 밤에도 대낮처럼 불을 키는 현상이 이동 중인 철새들을 유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새들은 미처 건물을 피하지 못하고 부딪혀 세상을 떠난다. 

이러한 사고는 주로 날씨가 흐릴 때 더 자주 발생한다. 날씨가 흐리고 태풍이 오기 전에는 새들이 고도를 낮추어 난다.  

뉴욕시의 조류 자원봉사 단체 ‘NYC 오두본’의 보호 및 과학 담당 이사인 케이틀린 파킨스는 ”이번에 수백 마리의 새가 건물에 부딪혔을 때도 날씨가 흐리고 이상했다”고 말했다.

 

Michael Lee via Getty Images
뉴욕 자료사진

 

NYC 오두본은 세계무역센터 타워 및 다른 고층 빌딩들이 밤에 불빛의 양을 줄여 어둡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들이 유리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조명의 밝기를 줄여야 새들이 눈앞에 장애물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피할 수 있다. 만약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매번 이동 중인 새들이 수 백 마리씩 건물에 부딪히고 말 거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및 여러 고층 빌딩의 개발자인 실버스타인 프로퍼티스의 대변인인 다라 맥퀼란은 이번 사고에 관해 ”우리는 야생 조류들의 생명을 지키는 걸 중요시 여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공 야간 조명이 철새들을 유혹하고 방향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사무실 세입자들이 밤에 불을 끄고 가능하면, 특히 철새 이동 시기에 블라인드를 내리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뉴욕시의회는 2019년 12월 뉴욕 내 건물을 새로 짓거나 새로 단장할 때 이러한 사고를 막는 가공을 한 ‘새 친화적’ 유리창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 조례는 2021년 1월부터 발효되었지만 여전히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Melissa Breyer
건물에 부딪혀 땅에 떨어진 새

 

자원봉사자들은 땅에 떨어진 새들 중 일부는 아직 생명이 붙어 있는 걸 확인했다. 건물과 부딪힌 약 200마리의 새 중 숨이 붙어 있었던 77마리의 새들은 뉴욕야생조류재단 재활시설로 옮겨졌다. 

뉴욕야생조류재단 재활시설의 책임자 리타매리 맥마혼은 ”큰 철새 무리가 이동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 사고를 대비해 더 많은 인원을 미리 채용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다친 새들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하고 부상당한 새들을 정성껏 치료해 줬다.

그중에는 아래 사진처럼 블랙번 솔새도 있었다. 약 30마리의 새가 빠르게 회복했다. 맥마혼은 ”우리는 회복한 새들은 15일(현지시각) 자연으로 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야생조류재단 재활시설 직원들은 새들이 고층 건물을 다시 마주할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철새들의 경로상 가장 안전한 장소인 뉴욕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새들을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