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경고를 날렸다. 머스크가 가상화폐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5일(현지시간) 유튜브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어나니머스 메시지’라는 영상을 올렸다. 어나니머스는 머스크를 향해 ”당신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삶이 파괴돼왔다”며 ”수백만 명의 개미 투자자들은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화폐에서 얻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노동계층의 대다수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감도 없을 것”이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산물인 에메랄드 광산에서 훔친 자산 속에서 태어난 당신은 이를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머스크의 아버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메랄드 광산을 소유한 바 있다.

어나니머스는 ”투자자들은 투자의 위험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가상화폐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주 당신(머스크)의 트윗에선 일반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헤어지는 연인의 대화가 담긴 이미지와 함께 해시태그로 비트코인과 깨진 하트 등의 이모티콘을 올렸다. 그가 올린 이 2개의 트윗으로 비트코인 거래가가 급락했다.

이에 대해 어나니머스는 ”당신이 공공장소에서 떼를 쓰는 통에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꿈을 청산했지만, 그동안 당신은 수백만 달러 저택에서 밈(meme)으로 이들을 조롱했다”라고 덧붙였다.

어나니머스는 머스크가 비트코인채굴협의회(Bitcoin Mining Council)를 지지한 이유는 시장을 ‘중앙집권화’하고 자신의 통제하에 두기 위해서라고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어나니머스는 ”당신은 이 안에서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며 영상을 마무리 지었다.

머스크는 어나니머스 메시지에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006년 ‘해커 활동가’(hacktivists)를 표방하며 설립됐다. 세계 전역에서 익명의 해커 구성원들이 불특정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정부의 부정부패를 비롯해 종교 비리나 인터넷 검열, 증오단체, 극단주의 테러 세력, 공권력 남용 등을 감시와 견제 대상으로 삼고 공격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경고 영상이 어나니머스를 사칭한 네티즌들의 소행이란 주장도 나온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