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었던 19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셧다운 반대 집회들이 열렸다. ‘파우치를 해고하라‘, ‘자유를 돌려달라’ 등 현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모인 이들은 실제로는 대부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에 불만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이에 고무되어 거리로 나온 것이다.
테네시주, 텍사스주, 콜로라도주, 캘리포니아주, 워싱턴DC 등에서 열린 이날 집회들은 미국 보건당국이 비필수 업종 영업장들을 폐쇄 조치하며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미국에서는 3월 마지막 2주 동안 1천명 넘는 사람들이 실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들어서는 저소득층에 무료로 식품을 주는 푸드뱅크(Food Bank)마다에는 전례 없는 긴 대기줄이 생기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자가격리 명령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 페이스북 그룹이 이날 위스콘신, 오하이오, 벤실베니아, 뉴욕에서 집회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 ‘총기 소지를 허용하라‘, ‘트럼프를 2020년 대통령으로’ 등 다른 주제의 정치적 구호들도 현장에 등장했다. 또 외출 제한 상황에서도 ”의료인들이 당신의 무지 때문에 죽어간다”는 문구를 쓴 플래카드를 붙인 차가 나타나는 등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이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집회들에 대해 같은 날 ”일부 주지사들이 도가 지나치며, 그들의 조치 일부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고 동조하는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집회 현장의 플래카드 사진들.
19일 테네시: ”파우치는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 ”딴 세상 규칙이 아니라 예수를 따르라”
한편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이날 한 집회 사진 중에는 아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의 성폭력 규탄 구호인 ”내 몸은 내가 결정한다”를 마스크 착용 권고 방침에 항의하기 위한 구호로 사용한 참가자의 사진이다.
″내 몸은 내가 결정한다. 2020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ㄴ”그런 뜻으로 쓰는 말이 아닌 거 같은데”
이 사진에 대해 트위터에서는 ”우리는 저 사람의 몸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이 바이러스를 퍼뜨릴 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걱정되는 것”이라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앞서 미국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감염의학 전문가들은 ‘무증상 감염자가 일상 생활 속에서 타인의 건강까지 위험하게 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약 2m의 최소한의 거리두기를 함께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