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거친 업무 방식과 독단적인 조직 운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고위 관료들의 이탈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제정책 성과마저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월가에서도 베선트 장관을 향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 UPI=연합뉴스
베선트 장관이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소수 측근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면서 재무부 내부에 극심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현직 당국자 등 30여 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1월 발생했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미네소타주 소말리아계 주민들의 사기 의혹 조사가 지연된다고 판단해 존 허리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에게 보좌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허리 차관은 그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미국 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같은 갈등은 단순한 개인 간 불화를 넘어 재무부의 인사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공공서비스파트너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상원 인준을 받은 재무부 고위 당국자 7명이 자리를 떠났다. 이전 4개 행정부의 같은 기간 이탈자가 0~2명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운영했던 투자회사 키스퀘어 출신 인사 등 소수 측근에게 주요 정책 결정을 맡겼다. 재무부의 권한이 장관 주변으로 집중되면서 기존 관료 조직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조직 내부의 혼란과 함께 경제정책의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선트 장관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낮추고, 성장률 3%와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 증산을 달성한다는 이른바 '3-3-3' 구상을 2024년 8월 맨해튼연구소 행사에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성장률은 최근 2% 수준에 머물렀고 재정적자는 GDP의 6%를 넘어섰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차입 부담도 커졌다. 베선트 장관이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경제적 압박까지 주도하면서 정책적 부담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의 거친 업무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월가에서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의 안정을 중시하는 전문가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스티븐 마이로 비콘 폴리시 어드바이저스 대표 파트너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그가 점점 더 트럼프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기 시작했고, 이는 그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무부와 백악관은 베선트 장관의 업무 방식을 옹호하고 있다. 재무부는 높은 책임감과 성과 기준을 강조했고, 백악관 역시 그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행정부의 주요 성과라고 반박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베선트 장관이 부처 전반에 뿌리내리게 한 전문성과 책임감의 수준은 이번 행정부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