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최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여권과 연일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기획특보가 한 의원을 '관심 거지'라고 규정하며 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의원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을 내놓을 때마다 여권 인사들이 일일이 맞받으며 공방을 키우기보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했을 때처럼 가족·디지털·현대고 등 분야별로 검증팀을 꾸려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기획특보(왼쪽)가 7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진행자 김어준 씨와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정 특보는 7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 의원을 두고 "관종(관심종자)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느냐. 그런데 한동훈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간 것 같다"며 "관심을 구걸하고 다닌다. 그래서 이 사람은 '관심 거지'구나"라고 말했다.
최근 한 의원은 검찰청 폐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과거 검찰 수사를 다시 꺼내 들며 여권과 충돌하고 있다. 한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3억 피아제 시계 두 개, 수십억 원을 스폰서 박연차로부터 진짜 '안 받았다'는 것이냐"며 "제 말이 팩트다"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관련 글을 거듭 올리며 논쟁을 이어갔다.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 잇달아 대응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은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채 종결됐다는 점을 들어 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5일에는 "법정이 멈춘 자리에서 한동훈은 악의적으로 망자와 그 가족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모욕을 가한다"며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5일 서면브리핑에서 한 의원을 향해 "자극적인 언어로 상대를 모욕해놓고, 모욕당한 피해자에게 왜 모욕인지 입증하라는 식의 파렴치한 행태에 괴벨스도 울고 갈 지경이다"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한 의원의 행보를 두고 "검찰 부활의 기초공사다"라며 "'사이버렉카' 같은 짓이다"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도 3일 페이스북에 "한 의원은 '감히' 그 모든 수사와 언론보도가 '팩트'라고 한다"며 "그 팩트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확인시켜 주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맞섰다. 한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곽 의원 부부의 미국 뉴저지 아파트 구입 자금을 거론하며 재반박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2일 페이스북에 한 의원의 발언을 "비열한 정치적 부관참시다"라고 비판하며 "우리 모두는 노무현의 '상주'다"라고 적었다. 이에 한 의원은 이튿날 조 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감성팔이 말고 팩트에 답하라"고 맞받았다.
정 특보는 이런 한 의원의 행보를 두고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했던 방식처럼 대응 구조를 분야별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잡을 때 3개 팀이 가동됐다"며 "김윤옥 여사 팀은 김현미 의원이 맡았고, BBK팀은 제가 맡았고, 잡범팀은 강기정이 맡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은 가족팀·디지털팀이 만들어져야 되고 현대고팀이 또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특보가 언급한 가족팀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 의원과 가족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이 작성됐다는 의혹으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관련 서버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팀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검찰 내부 자료 유출 의혹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9월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 의원이 공개한 김 전 후보자의 기소계획보고서가 검찰 내부 사건처리예정보고서와 상당 부분 동일하다며 수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정 특보 역시 이날 방송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디지털 수사가 들어가게 되면 많은 게 나올 것 같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특보는 '현대고팀'의 존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구체적 설명 대신 이미 관련 움직임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진행자 김어준 씨가 '현대고'라고 되묻자 정 특보는 "현대고 팀이 지금 백업을 해주고 있다"고 답했다. 김 씨가 다시 "그런 팀이 지금 만들어지고 있나 보다"라고 묻자 정 특보는 "방금 얘기를 해버렸네, 내가"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