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 도중 느닷없이 가수 김호중의 이름이 툭 튀어나왔다.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불법계엄 선포 이후 ‘체포 대상자 명단’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을 김호중으로 오인하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여 전 사령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시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 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이날 여 전 사령관은 ‘소위 체포 대상자 명단과 관련해 실제 주소 등을 확인한 적 있냐’는 질문을 받자 “명단 내용을 보면 거기 김어준이 있는데 12월 4일 오후까지도 우리 방첩사 요원들은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김호중은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이었다. 

또한 “구두로 전파되다 보니 내가 말을 그렇게 했는지, 누가 그렇게 받아 적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명단을 쭉 얘기하니 ‘이 사람이 누구냐’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봤다고 한다. 수사단장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 우원식이 국회의장인지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말하지만 4일 오후까지도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며 “명단, 명단 자꾸 얘기하는데 그 명단도 사실 그 정도로 엉성하게 돌아다니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등이 체포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여 전 사령관은 ‘12월 4일 19시경 김현지, 이석기, 정진상을 메모한 것은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여 전 사령관을 다시 불러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