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욱 한심한 것은 사이버 사령부가 그 동안 '댓글 공작'처럼 본연의 임무와는 동떨어진 정치적 목적에 더 동원됐다는 정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분야에는 그토록 신경을 쓰던 조직이 정작 가장 핵심인 백신등의 공급은 업체의 능력보다 가격을 중시하는 최저입찰가 제도에 매달리다가 공급이 지연되는 등 정말 북한과 사이버전을 치루는 조직 맞는지 심각하게 의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45년 된 미군의 중고 헬기를 구입하면서 1,50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가 언론에 소개되면서 뭔가 엄청난 방산비리가 나타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팩트체크를 해 보자. 일단 '45년 된 중고헬기'라는 표현 자체가 오류다. 주한미군이 넘겨준 기체들은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1984~88년에 제작된 기체들이다. 우리 육군이 미국에서 직도입한 CH-47D들이 대부분 1988~1990년 사이에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기체들이다. 즉 구매할 당시는 둘째 치고 아직도 기령 30년이 안 된 기체들이다. 어디서 나왔을까? 45년이라는 숫자가.
현대의 무기는 적군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적의 눈에 안 띄냐가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스텔스 전투기가 적에게 무서워 보이라고 그런 모양을 했나? 군에서 위장을 왜 하는지도 망각한, 지극히 한심한 이야기다. 애당초 여기서 따지는 차체 일부분의 실루엣이나 헤드라이트 형상 같은 것은 현대전의 교전거리에서는 적이 제대로 식별하지도 못하며, 어차피 야전에서는 각종 위장으로 그런 디자인적 요소가 보일 수도 없고 보여서도 안된다. 즉 가장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부산-경남으로 향하는 미사일은 위치 파악조차 못한다'는 것은 약간 억지 주장에 가깝다. 애당초 그 지역으로 낙하 중인 탄도미사일이면 실제 최대 도달고도가 어쨌든 사드 기지 범위를 벗어나기 전에 사드의 요격권 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드가 한반도 방어용이 아니라 괌이나 일본, 심지어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중국이나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괌이나 일본은 둘째 치고 제주도로 날아가는 미사일도 요격 못할 미사일이 한반도 방어용이 아니라니, 상당한 모순 아닌가?
'진보'보다는 '보수'에 훨씬 더 가까울 그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결정이 옳은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나름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안보를 그토록 외치던 보수 정권하에서 정작 안보에 필요한 군의 변화에는 무감각하거나 외려 변화를 거부하는데 혈안이 되는 모습만 연출했고, 그런 현실이 바로 본인이 가장 열정적으로 추진한 특전사의 개혁 무산에서 극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겨우 칼 하나 안 사줬다고 그쪽에 붙냐'며 비아냥거리지만, 칼'을' 안 사줘서가 아니라 칼'조차' 안 사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어처구니없는 희생이 되어버렸지만, 이 사건으로 전인범 전 사령관을 간단하게 '부하를 덧없이 죽이는 판단을 내리는 지휘관'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특히 이 사고의 배경에는 당시 유부남이던 책임교관이 내연녀와 수십분이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훈련상황을 모니터하기는커녕 후배 교관들이 상황이 심상찮다는 보고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부대에 눈이 오면 사단장부터 직접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나서고, 행군을 해도 사단장이 맨 앞부터 뒤까지 오가며 격려했다. 군단장은 물론 국회의원이 방문할 때조차 다른 'X별'들처럼 보여주기식 '쇼'를 벌이지 않으려 애썼다. ("그 양반들 오든지 말든지, 병사들 고생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는 말은 해당 부대에서는 지금도 유명하다) 또 사병들의 전역식 자리에서는 '군 생활하느라 고생했는데 줄 것은 없으니 투 스타 경례나 받고 가쇼'라며 전역병들에게 부동자세의 거수경례를 한 일화도 유명하다.
일부 방송국을 점거하는 등 정보 통제가 시도되기는 했으나 이미 21세기에는 방송국이나 신문사 몇을 점거하는 정도로 정보가 통제되지 않는다. 사실상 이번 쿠데타는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외부에 방송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시대에 쿠데타 상황은 사실상 실시간으로 전 터키 국민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반면 쿠데타군은 국영 방송을 초반에 장악했을 뿐이고, SNS에 대한 차단도 이미 쿠데타 사실이 명명백백 드러난 뒤에야 이뤄진데다 그나마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결국 정보 통제의 실패는 에르도안 정권이 무시 못할 지지기반을 지닌,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권이라는 점과 맞물리면서 쿠데타의 실패로 이어졌다.
정말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최대 탐지범위(2,000km)이내의 중국 상공을 정말 손바닥 들여다보듯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지구는 둥글고 전파는 직진하기 때문이다. 레이더는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지구의 곡면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탐지거리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여기에 방해받지 않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무조건 다 가능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사드 도입과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가 분분하다.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논란은 끝날 생각을 하지 않는데, 사실 찬성이냐 반대냐의 문제 이전에 최소한 사드에 대한 확실한 팩트는 알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찬성이건 반대건 사실을 잘못 알거나 아예 알지 못하면서 내거는 의견은 의견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신앙이 될 테니 말이다. 애당초 사드는 무기체계이고 그 나름의 장단점과 한계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사드는 이런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양 진영에서 원하는 대로 '해석'당하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서는 간단하게나마 사드에 관해 분명한 '팩트'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일단 바이킹은 오래됐다. 1974년부터 1978년까지 생산된 물건이다. 중간에 수명 연장과 개량을 거쳤다고는 해도 어쨌든 평균 40년 가까운 '고령'이다. 현재 우리 공군이 보유한 가장 낡은 기체로 통하는 팬텀과 비슷한 나이인데, 공군은 팬텀을 퇴역시키려고 하는 판에 해군은 비슷한 '노인'을 새로 모셔오겠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는 이게 함재기였다는 점이다. 함재기, 즉 항모(항공모함)에 싣는 항공기는 비슷한 연령대의 육상기보다 기체 피로가 심하다. 착함, 즉 항모에 내릴 때 받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공중급유기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보유한 전술기의 숫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실 항공 전력에서 중요한 것은 몇 대나 가지고 있느냐 못잖게 동시에 몇 대나 띄울 수 있느냐이다. 전술기는 무장을 달고 떠 있어야 가치가 있지, 땅에 있는 동안에는 터무니 없이 비싼 '덩어리'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가지고 있는 기체의 숫자 자체는 똑같더라도 한 번에 띄울 수 있는 기체의 숫자를 늘릴 수 있다면 실질 공군력은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일단 와일드캣의 알려진 성능은 여러가지로 '실망스럽다'. 음향탐지기나 레이더 등의 탑재 센서 성능도 기대에 다소 못 미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행성능, 특히 체공시간이다. 어뢰 두 발과 잠수함 탐지용 디핑 소나(음향탐지기), 승무원 3명, 무장 장착대 등 임무장비를 모두 탑재한 상황에서의 체공시간은 38분, 최소한의 장비와 인원만 실은 상태의 최대 체공시간도 79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쟁기종이던 미국의 MH-60R은 헬파이어 미사일 8발에 어뢰 2발, 음향탐지기, 승무원 3명 등 와일드캣과는 비교가 안될 중무장을 싣고도 와일드캣의 최대 체공시간보다 훨씬 오래 뜰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980년대 초반에 신형 소총인 M16A2의 군납에 성공한 콜트는 치열한 경쟁시대에 접어든 민수 시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군납에 집중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1988년, 미 국방부는 M16A2소총의 납품 계약을 콜트사가 아닌 벨기에 총기업체인 FN사의 미국 지사에 넘겨버렸다. 이 사건은 그야말로 콜트에게는 '야구 배트로 머리를 얻어맞는' 정도의 충격이었고, 어떻게 보면 이 때 콜트는 '이미 죽어버린'것일지도 모른다.
차기 호위함의 '엔진이 소음과 진동에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들과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애당초 소음과 진동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이미 해외에서 그 목적으로는 나름 검증된 축에 드는 추진 방식과 엔진을 들여왔더니 느닷없이 '딴지'가 걸린 것이다. 뭐 역사가 짧으니 검증이 덜 됐다는 면에서는 아주 일리가 없는 지적은 아니지만, '소음과 진동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외교관, 혹은 국빈이 직접 물리적 상해를 입는 사태는 19세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전쟁의 구실이 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외교관도 주요 국빈의 하나이고, 특히 대사는 실질적으로 한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위 외교관이다. 이 때문에 외교관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상대국을 사실상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극도의 혐오를 드러내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사실 전쟁 중인 국가들조차 상대국 외교관에 대한 물리적 위해는 가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차 세계대전이다.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방탄복이 없었다는 사실을 문제 삼는데, 사실 이 정도로 대응체계가 없다면 방탄복의 유무는 정말 사소한 문제다. 설령 방탄복이 있었다 한들, 총기도 없이 범인을 설득하겠다고 덜컥 들어가는 식의 대응이면 해당 경찰관의 목숨을 보장할 방법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방탄복은 어디까지나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최초 공격을 막아내는데 사용하는 물건일 뿐이다. 이번처럼 테이저만으로 무장하고, 심지어 범죄자와 거두절미하고 대면하겠다고 나서는 경우에도 착용자의 목숨을 보장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