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공감
아이고, 머리야
차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딘딘.
2002년 베네수엘라의 텔레비전 소설 '후아나 라 비르헨'
결혼과 다출산 문화를 장려하는 센터
"우리는 남성이 아니라 기득권을 비판하고 있다."
"내가 울기 시작했을 때, 남편은 절정을 느끼고 사정했다. 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이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소음을 쩌렁쩌렁 방출하시고, 싱싱한 당근에 콘돔을 씌워 먹지도 못하게 EBS 중앙 현관에 무더기로 쏟아 부은 끝에 우리는 해냈습니다. 바알제불보다 더 악독한, 성소수자 유명인사 중 한명인 은하선을 공영방송 EBS로부터 쫓아냈습니다.
섹스의 존재만 알 뿐, 그 행위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무지한 호기심만 많은 이들은 포르노를 보며 섹스를 배운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총기를 휘두를 확률이 높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처음으로 섹스라는 행위를 실제적으로 접하는 계기가 포르노라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피임에 대한 개념도 없고, 청결에 대한 개념도 없고, 상호합의에 대한 개념도 없고, 만족스럽지 않은 섹스에 대한 개념도 없고, 함께 서로의 신체를 탐구할 필요성에 대한 개념도 없다. 그저 한 쪽이 넣으면 다른 한 쪽이 신음을 쏟아내고, 한 쪽의 만족감이 사정이라는 형태로 가시화되면서 끝난다. 그런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마주하는 섹스이다.
집회가 끝나고 삐죽한 건물 사이를 걸었다. 멀지 않은 거리에서 청소년 순결 강연이 열리고 있다. 그들은 성은 더럽다고할까. 아니면 성은 대단히 아름다우니까, 내 몸은 보물이니까, 잘 "지키라"고 할까. 여자아이들은 여자가 손해니까 혼전순결을 다짐할까. 옆에서 낙태죄 폐지 집회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거봐,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도덕적인 섹스"를 해야 해, 라고 결심할까. 아니면 거짓말에 화가 나서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올까. 그들이, 우리가 부숴야 할 거짓말들은 얼마나 많은가.
아들이 콘돔을 샀다는 이유로 어머니는 그 청소년의 뺨을 내려쳤고, 아버지는 몽둥이로 멍이 들 만큼 때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의 여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하여 헤어질 것을 종용하였다. 아마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부모라면 미성년인 자녀의 성생활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해봤을 것이다. 우리 애가 섹스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다. 당연히 안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청소년의 성(性)은 없다. 그래서 미성년자가 콘돔을 샀다는 사실이 뺨을 후려치고 죽도록 때릴 만큼 나쁜 일이 되는 것이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에서는 주역인 '마타도르(Matador)가 검과 '물레타(Muleta)'라고 하는 막대기에 감은 붉은 천을 들고 등장한다. 이 단계에서 소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출혈과 자상, 골절 등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거의 미쳐버린 초죽음 상태다. 규칙대로라면 심장에 칼을 꽂아 즉사시켜야 하지만, 반 톤이 넘는 덩치의 소가 단 칼에 죽는 일은 드물다. 보통 세 번, 네 번씩 폐와 심장을 칼로 난도질 당하는 동안 소는 어김없이 피를 토한다. 소가 쓰러져 경기가 종료된 다음에도 몸만 마비 상태일 뿐 의식이 남아있는 채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혹자는 콘돔의 존재를 알리면 갑자기 청소년이 문란해져 섹스만 주구장창하는 색마집단이 될 것처럼 주장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미국에서 콘돔을 교내에 비치하기 시작한 90년대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콘돔 비치 전과 후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관계를 기존에 하던 학생들이 피임을 정확히 하는 비율만 늘었다. 지극히 이상적인 결과였다. 콘돔교육이 만능이라는 것이 아니라 다만 콘돔과 피임을 가르친다고 해서 갑자기 우르르 모여 섹스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