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범들이 김민경과 처음 만날 때 감탄하는 게 킬 포인트.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지 말라
남북 합동시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이는 '모든 남성이 가해자는 아닌데 왜 성별 대결로 몰고 가느냐'고 되묻는다. 또 어떤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봐야지 남성과 여성을 보면 안 된다'고 훈계한다. 피해자가 느꼈을, 그리고 우연히 여성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느껴야 했을 공포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내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나는 운 좋게 남성이었고, 밤길을 걷는 데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내가 그 공포의 무게를 정확히 모른다고 그 위협과 공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 공포가 이해되지 못할 것도 아니란 거다.
이랜드를 시작으로 다른 표절, 카피의 예를 설명하는 뉴스를 계속 보면서 유독 내 시선을 바로 잡아끄는 어휘가 있었다. 바로 '디자인 약탈자'였다. 지금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의 상황을 이처럼 거칠고 명확하게 표현한 단어가 있었던가. 이랜드처럼 주도면밀한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사소한 표절과 카피는 일상적이지 않던가. 디자인 약탈자는 우리 사회 곳곳에 암약하고 있다. 바야흐로 디자인 약탈자 전성시대다. 이런 세상에서 디자이너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