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020년...
'최고의 마블링' 와규를 한 점 이상 못 먹었던 이유
"장은 전부 봄에 담가요. 그러니까 막장도 가을에 만들어 둔 메주로 3월 초에 담가요. 막장은 원래 강원도에서만 먹던 장인데, 된장이랑 쓰임이 비슷해요. 가끔 쌈장으로 착각해서 이거 어떻게 먹느냐는 전화가 오고는 하는데, 된장처럼 국이나 찌개 끓여 먹으면 돼요. 된장은 메주를 띄워서 간장을 빼고 남은 것으로 만드는데, 막장은 간장을 안 빼고 바로 만드는 게 달라요. 강원도 콩으로 만든 메주에 보리밥, 엿기름, 고추씨 빻은 것을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고 천일염을 덮고 면 보자기를 씌워서 유리 뚜껑을 덮어 1년여 숙성시켜요."
한국에는 1천만 마리의 돼지가 산다. 그중 99.9%는 '공장'에서 사육된다. 햇볕도 바람도 통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유전자조작 사료와 각종 약물을 투여받으며 생후 6개월 만에 110kg의 몸으로 부풀려져 도살장으로 보내진다. 어미돼지들은 몸을 돌릴 수조차 없는 감금 틀(스톨)에 갇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가 새끼 낳는 '성적'이 떨어지면 도살된다. 공장식 축산에서는 동물의 생태가 전혀 존중되지 않는다. 돼지는 스스로 배설 장소를 구분하는 동물이지만, 공장식 축산에서는 먹는 곳에서 싸고 자야 한다.
"시골에서는 쑥이 돈이 되는 작물이 아니에요. 풀이지. 그래서 밭에 쑥 심는다고 하니까 어른들이 '저 미친놈'이라고 했어요. 쑥대밭 만들려고 하냐고. 거기다 친환경 한다고 하니 제정신 아닌 사람이라는 거예요. 지난가을에 쑥에 벌레가 엄청 많았는데 사람 손으로 일일이 잡았거든요."
20년 넘게 관행농사를 지으며 오락가락하는 농산물 시세에 마음 졸이고 독한 농약을 치는 것도 싫어 맘고생을 했다. 그러다 인근에 귀농한 사람들로부터 유기농사에 관해 알게 되었다. 그때 유기농사로 바꾸지 않았으면 농사짓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을 거라고. 그러고 3년 뒤쯤 김순복 씨는 2006년 해남의 참솔공동체에 창립부터 함께했다.
"농사지으면서 세 번을 크게 울었"다는 김계화 씨는 꿈을 묻자 소한테 넘겼다. "축사를 크게 해 가지고, 운동장처럼 넓게 해 가지고 얘들이 자유스럽게 돌아다니면서 송아지들도 막 뛰어다니"게 하고 싶단다. 8남매 중 유독 자신만 불행이 겹쳤었다는 강영식 씨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꿈이자 계획. 축산은 "규모를 100두로 딱 정했"고, 내년쯤 송아지들이 나오면 100두가 차니 그걸로 욕심 안 부리며 살고, 일정 소득은 꿈을 이루는 데 쓸 참이란다. 김계화 씨도 "둘이 먹고 살겠지 뭐. 욕심 부린다고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라는 걸 보면 상의는 벌써 끝난 셈이다.
강순희 씨는 "내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농사지으면서 가장 좋은 점"이라고 했다. "농한기가 없어서 파닥파닥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농사꾼은 부지런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내가 나가서 이걸 해야지' 하면 만사 제치고 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제때 해야 하는 농사일을 방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고 하고자 하는 일을 주위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고, 그게 남편과 동의가 되니까 같이 할 수 있어요."
공간에 모인 이들은 자연스레 서로의 건강을 걱정했고, 마포의료생협을 만들었다. 그러자 "사람 병원만 협동조합으로 만들 게 아니라 동물병원도 같이 만들자"라는 의견이 나왔다. 준비 끝에 2015년 6월, 사람 조합원 942명과 이들의 반려동물 1천700마리가 주인인 세계 최초 동물병원 협동조합 '우리동물병원 생명사회적협동조합'(우리동생)을 만들었다. 이들은 병원 2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반려동물을 자유롭게 풀어 두고 수다를 떨고 일상을 나눈다. 만남은 돌봄 네트워크로 이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출장·휴가로 집을 비우게 되는 조합원의 반려동물을 서로 보살피는 관계망을 만들었다.
"술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지금도 많이는 못 먹지만 매일 한두 잔씩 먹지요. 전에는 '어떻게 술 없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만큼 내가 살면서 힘든 일이 더 많았다는 거겠죠. 내 의지대로 안 풀리고, 곤궁하고. 그럴 때 술을 마시면 시름을 잊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술은 그런 게 아니고 삶을 함께 즐기는 벗이에요."
메이커 운동에 관심이 높아지는 건 그만큼 많은 이들이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든 고유한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필요한 것은 모두 살 수 있는데 왜 직접 만드는 데 의미를 둘까? "포화가 된 거죠. 옛날에는 생존에 꼭 필요한 게 있었는데 지금 사람들은 이미 필요한 걸 많이 가졌죠.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서 뭔가 이윤을 내는 제조업도 다 포화 상태고."
"10월경이 되면 모든 해조류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고 나서 2~4월까지 계속 크는 거죠. 봄철에 전량 수확해서 저장해 놓고 1년 내내 공급합니다. 단, 청각은 좀 달라서 크는 데 10개월 정도 걸려요. 날씨 좋은 여름에 채취해서 햇볕에 말린 뒤 저장했다가 김장철에 공급합니다." 장동익 씨는 "정해진 바다 구역에 원초를 놓는 게 전부"라고 말한다. "해조류는 '양식'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아요. 광어나 전복 양식의 경우 밥을 주지만 해조류는 밥이 없으니까요. 먹이를 안 줬을 때 '자연산'이라고 해요."
오렌지과즙 100%라면 오렌지 맛이 확 날 텐데 액상과당, 구연산, 오렌지착향료는 왜 넣었을까? 이걸 넣어야 오렌지 맛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건 오렌지가 아니라 액상과당, 구연산, 오렌지착향료의 맛이다. 그리고 오렌지 자체에 비타민C가 많은데도 친절하게 추가로 넣어 주었다. 이건 왜일까? 영양 강화는 소비자 생각일 뿐, 업체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산화 방지 목적으로 비타민C를 넣은 것이다.
대부분의 재료는 씻어서 껍질째 쓴다. 단, 씨는 되도록 제거한다. 농약이나 독성화학물질이 식재료 표면에만 묻는 게 아니라 성장할 때 씨방에 모인다. 특히 사과, 참외, 멜론 씨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말 그대로 귀농하고 3년 동안은 "갖고 있는 걸 까먹기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서울에 살 때보다 소비를 크게 줄였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또 생활한복도 가져다 팔고 청국장과 된장도 만들어 판다. "여기서는 움직이지 않으면 돈이 안 되니까요. 놉으로도 일하러 나가요."
"언론에서 배춧값이나 쌀값 때문에 전체 물가가 상승한다고 하면 마음이 아파요. 공산품 가격은 아무리 올라도 떠들지 않으면서, 농사는 날씨가 안 좋아서 수량이 적어 가격이 올라도 그것 때문에 우리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요.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막아 줘야 하는데 오히려 뭐든지 농업 탓으로 돌려요."
"어떤 여성 생산자는 모임을 하다가 전화를 받고는 남편이 부른다고 일정 안 채우고 돌아간 적도 있어요. 여성들이 바깥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해요. 아, 정말 농촌에서 여성으로 사는 게 만만치 않아요. 다 할 줄 알아야 해요. 날도 볼 줄 알고 살림도 하고 호미질이며 농사도 하고 모든 걸 다. 나는 자고 싶을 때 자 본 적이 없어요. 낮에 드러누워 본 적도 없고. 여자들에게 만능을 요구하는 게 시골에서는 더해."
플라스틱은 핵폐기물과도 같다. 한 번 만들어지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현재 석유 생산량의 약 2%가 플라스틱 포장재 산업에 사용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불러온다. 유기농이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을 고려하면 유기농산물의 포장 또한 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