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어서오세요~"
알지도 못하면서,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의 배움터인 '학교'를 '혐오시설'이라 이름 붙이고 약자들을 무릎 꿇린다. 기간제교사인 나는 여러 학교를 전전하며 채용시험과 면접을 보러 다녔다. 홀몸에 사지 튼튼한 나도 찾아가기 힘든 구석자리에 처박아놓은 듯 자리한 몇몇 특수학교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 접근성이 뛰어나도 학생들이 올 수 있을까 말까인데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우리 아이들의 배움터는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야 하나. 나의 일터는, 정말로 '혐오시설'인가.
사람을 처음 만날 때가 늘 애매하다. 83이라고 하면 나중에 '빠른 년생'인 게 우연히 밝혀졌을 때 "족보가 좀 꼬였네... 애매하다"는 말을 듣고, 그렇다고 82라고 하면 거짓말이 돼 버리고, 빠른 83이라고 하면 '동갑에게 굳이 빠른 년생 대접 받고 싶어 그걸 자기 입으로 미리 밝히는' 사람이 돼 버린다. 사람에 따라 반응이 매우 다르므로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 지 모르겠다. 난 아직도 "몇 살이세요?"라는 이 흔한 질문이 싫다.
"임신한 게 대수야? 여기는 노약자석인데. (맘대로 앉으면) 안되지. 그거 뭐 여자들 다 하는 거." 녹음이고 뭐고 일어나서 통로 문을 열었다. 몸이 떨렸다. 다음 칸으로 넘어가기 직전, 내 뒤통수에 대고 그가 한 마디를 더 얹었다. "임신을 했는데 머리는 왜그리 노~래?" 나 같으면 당장 녹음하고 따지고 싸우고 경찰에 신고했을 거예요, 혹자는 말하지만, 아니다. 나는 약자다. 혹시 모를 무력행사 앞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게 뻔한 약자다. 어떤 또라이를 상대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앞세운 채 그런 위험부담은 감수할 수 없다. 누군가 나를 모욕할 맘만 먹으면 나는 그 모욕을 온몸으로 흡수한 채 그 자리를 피해야만 한다. 그것이 나와 내 아이를 지키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길이다. 이게 지금의 내 위치다.
육아 전에는 내 커리어가 단절되어 우울해지거나 몇 년째 멍하니 정체된 채 늙어가다 보면 절망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그런 건 생각할 겨를도 없다. 일상이 무너지는 것. 시간 속에 그냥 잠식되는 느낌. 아주 작은 것들을 매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의 반복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 이맘때쯤 주로 만나게 되는 단비가 바로 어린이집, 그리고 같은 처지의 애엄마 친구들이 된다. 그러나 '아이를 어린이집에 방치하고 까페에서 남편 돈이나 쓰며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요즘 맘충'의 이미지가 탄생하기 전, 안팎으로 여기저기 망가지기까지의 엄마들의 생활은 드러날 일이 없다. 자기가 좋다고 낳아 놓고 왜 힘들다 징징대느냐, 평일 낮에 커피도 마시고 팔자 좋네, 라는 핀잔만이 남는다.
8 상대의 온라인 행적에 집착한다 SNS를 보면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의 부작용은 연인 사이가 소원해졌을 때 특히 더 심해진다. 상대방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그의 SNS에 접속해 그의 행적을 뒤지기 시작하는 것이 그 예다. 심할 땐 그가 남긴 멘션 하나를 두고 온갖 상상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심해지면 곧 집착이 되고, 집착은 결국 둘의 관계를 망치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연인 사이에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블라디보스토크의 8월 평균 기온은 20℃다. 낮엔 반팔 티셔츠, 저녁엔 얇은 바람막이 재킷을 입으면 된다. 그러니까 포켓스탑 걸어 다니기 딱 좋은 날씨다. 인천 공항에서 2시간이면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한다. 출입국 시간을 감안해야 하지만, 서울에서 속초까지 자동차로 3시간을 비교해보면 절대 멀지 않은 거리다. 게다가 관광 목적이라면 2014년부터 비자 없이 60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 비행기표만 사면 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