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다운 축사.
대단하심ㄷㄷ
졸업생 모두 상급학교 과정에 진학한다.
어릴 적부터 난 수학을 좋아했다. 실명을 하고 특수학교 입학을 한 후에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하고 곧잘 하기도 했던 내게 선생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것 같다. 원래도 좋아하던 수학인 데다가 주변의 응원과 인정까지 더해지니 난 내 진로는 당연히 수학자라는 맘을 굳혀가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수능을 앞두고 대학과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선생님들의 태도가 돌변하시기 시작했다. 특수교육과나 사회복지과를 권하시던 몇몇 선생님의 회유로부터 시작된 따뜻한 조언은 세상물정 모르는 고집쟁이라는 꾸중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이유는 단 하나 시각장애인은 수학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내 뒤를 쫓아다니던 녀석들은 입학선물로 만년필과 금일봉을 하사 받고 어느 틈엔가는 운전이라는 범접할 수 없는 새로운 기술까지 익혀서 나타났다. 남자라면 형이라면 가장 우쭐해지는 장면 중 하나인 군대이야기조차 해 줄 수 없는 초라한 전 골목대장은 이젠 그 힘든 2년의 군생활마저 부러워하고 있었다. 몇 년이 또 지나고 그 녀석들은 시집장가를 가고 하나 둘 아이를 안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한 녀석이 결혼식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