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에 공부하러 온 세종캠 학우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깽판’ 전통은 12년이나 이어졌다.
중고나라와 맘카페 등에 홍보 글을 게시했다.
현대 한국의 넷-페미니즘 담론 비평
지난 20년 동안 정치는 시소처럼 오르내렸는지 모르나, 교육 노동 인권 영역은 거의 변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 즉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조금 좋아졌다가 그 후 9년 동안 나빠진 것이 아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실직한 가장들이 자살하는 일은 많아도 지금처럼 콜센터 실습 중인 학생이 자살하거나, 구의역에서 일하던 19살 청년 노동자가 전동차에 끼여 죽는 일은 없었다.
정유라의 특권에 분노하는 국민도 그런 특권을 가능하게 하는 학벌주의에 대해서는 의외로 둔감한 경우가 많다. 청문회에서 고위공직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 다들 혀를 차면서도 정작 부동산 불로소득을 허용하는 제도 자체를 확실하게 손볼 생각은 안 한다. 제도 앞에서 개인은 수동적이 되어 개혁보다는 적응을 택한다. 심지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쟁취한 특권은 정당하고 나아가서는 특권적 제도마저도 나쁘지 않다고 합리화하기까지 한다. 특권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사회 상층부에 많이 포진해서 그런지, 특권을 개혁하자는 주장을 불온시하기까지 한다.
내가 '배운 여자'이기 때문에 나는 저학력의, 빈곤층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을 비판할 자격을 박탈당하는가? 어째서 '젠더'가 계급을 형성하고 여기에서 착취와 차별과 억압이 일어나고 있음은 은폐되는가? 다시 말하자면, 어째서 젠더의 계급-또는 여성성의 계급('창녀'와 '모성'의 스펙트럼 같은)은 계급의 문제로 논의되지 않는가? 블랙넛이나 정중식처럼, 소위 '루저' 감성의 혹은 실제로 남성성 경쟁에서 상대적 약자인 남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착취나 비하, 혐오 발언을 할 때 이것이 논란이 되면 왜 그들보다 계급이 높은 여성을 기어이 '가정'하고, 여성이 반드시 약자는 아니라는 아무말 결론을 이끌어내는가?
그동안 정부와 사회가 학벌 타파를 통한 능력(실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학벌사회적 특성이 강해질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습사회적 특성마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세습사회의 예로는 먼저 몇몇의 명문대 졸업생이 법조계를 장악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던 법학전문대학원제도 도입 결과로 초래된 법조인 세습 경향 강화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철저하게 학생 개인의 실력에 의해 좌우되었던 대학 입학제도마저도 대학 입시에서의 한 줄 세우기가 학벌사회를 조장한다는 명분하에 개선을 시도함으로써 부모의 직접적 영향력이 점점 더 크게 작용하는 쪽으로 변화되고 있다.
다들 이대가 어쩌고 운동권 배척이 어쩌고 학벌주의가 어쩌고 난리인데, 당신들 멋대로 고졸 직장인들, 실업계가 학력의 마지막인 사람들 윤리적 방패로 쓰지 말라. 꼭 가난해서들 실업계 간 것도 아니고 철이 없지만도 않았고, 못 배운 한 같은 것도 없다. 아마 입사 후 직장 내 차별에는 한이 좀 맺혔을 수도 있겠다. 굳이 4년제 대학 졸업장을 쥐려고 하는 건 대부분 그래서다. 당신들 생각보다 공부에 뜻을 둔 사람 전체 인구 대비 그렇게 많지 않다. 꼭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생각 자체가 굉장히 '사농공상'으로 느껴진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적인 갑부가 자신의 실력을 토대로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관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실력이라고 생각한 상당한 부분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가 모은 재산은 실은 자기 것이 아니라 우연히 자기가 관리하게 된 것이라는 깨달음, 학교가 아이들을 이러한 깨달음을 향해 이끌어갈 때 실력주의 사회의 그림자는 옅어질 것이다.
사실 제가 이런 실천을 한다고 해서 견고한 학력주의, 학벌주의가 깨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보고 '낭만적이다'는 비판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전쟁터 같은 선거판에서 쓸데없이 고집을 피운다는 얘기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그동안 학벌사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온 분들의 운동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근거 있는 비판과 근거 없는 인신공격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민주시민으로서 엄연한 결격사유일 뿐만 아니라 '명예훼손·모욕'에 해당하는 범죄다. 인격모독을 하면서도 이를 깨닫지 못할 정도로 현저히 낮은 인권감수성을 지녔다. 무엇보다 '열등감' 운운하는 이들은 자신이 뿌리깊이 느끼는 콤플렉스를 모든 것의 판단기준으로 삼아 타자에게도 투사한다. 줄세우기식 서열주의 한국사회에 적응도가 높을수록 열등감 유무와 극복여부가 인간분류의 절대 잣대가 되나보다.
기본적으로 고등학교의 직업계열교육과 전문대학 개혁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건 명확한 것 같다. 전문대학은 고용기금을 가지고 운영되는 폴리텍 모형이 있으니 잘 들여다보고, 제조업 위주로만 협소하게 구성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을 실질적으로 현격하게 낮추고, 미국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소수 계층 우대 정책)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자녀일지라도 학업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좋은 지방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자. 지방대학도 살리고 교육 불평등도 해소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존재한 민주주의체제는 항상 민주적 의사결정을 결정능력을 가진 자에게만 허용한다는 식의 제약을 걸어왔다. 민주주의의 역동성 그리고 좋은 점은 바로 그런 제약들을 깨뜨려왔다는 데 있다. 1848년에는 계급의 제약이, 1893년 여성에 대한 제약이, 미국을 기준으로 한다면 여성을 포함한 흑인 전체에 대한 제약이 1920년에 제거되었다. 아마도 남아 있는 유일한 선거권 제약은 연령일 텐데, 그조차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러니 16세 이상에게 국회의원선거도 아니고 교육감선거를 허용하자는 이야기는 정말 온건한 개혁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회 조직은 도련님·공주님형 인재를 그리 반기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채용담당자인데 스펙 좋은 신입을 뽑고 나서 보니 인간형이 도련님·공주님이라는 후문이 들려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국내 대표적 재벌그룹 중 하나인 B그룹의 관계자가 말하길, 그룹 차원에서 다음 두 부류의 사람을 뽑을 때 조심하라는 지침이 있는데 놀랍게도 하나는 강남 출신이고 또하나는 명문대 출신이라는 겁니다. 의아해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아주 간단한 답변이 나오더군요. 이직률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